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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사람 독감 동시 감염땐 변이 가능성 커-한국 온 이종욱 WHO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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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물] 한국 온 이종욱 WHO 사무총장
치료제 타미플루 내년봄 300만명분 확보
지나친 공포감은 금물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변이돼 단 한 나라에서라도 유행하면 세계적인 대재앙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투명한 조기경보 체계, 독감 유행국에 신속한 약품 공급 등 국제 공조로 대처해야 합니다.”
한국을 방문한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3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가 협조하는 조류독감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조류독감 및 인플루엔자 발생 현황을 볼 때 조류독감의 변이로 생기는 사람 대 사람의 전염 가능성은 언젠가는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며 미리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특히 국제협력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과거 ‘사스’의 경우처럼 발생 국가에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등 국제협력을 무시하면 인류 전체에 재앙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조기감시 체계가 작동하고 초기 진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국은 물론 북한도 잘 협조하고 있다”며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닭 등을 도살할 때 드는 비용 등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야 이 문제는 잘 풀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나친 공포도 금물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최근의 조류독감 가운데 사람 사이의 전염을 의심할 만한 경우가 있었지만 아직 역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 증명된 사례는 없다”며 “지나친 공포감을 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 스페인 독감 시절보다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피해는 훨씬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는 나라별 협조를 얻어 조기감시 체계를 가동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예방백신 개발 및 치료제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 등에서 추진 중인 백신 개발은 현재 적은 양의 항체로 많은 백신을 만들어야 하는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고 이 총장은 설명했다.
치료제 타미플루는 세계보건기구가 현재 100만명분을 확보해 놓고 있다. 내년 봄까지는 200만명분을 추가로 준비하기로 해당 제약사와 약정돼 있다. 또 어떤 나라에서든 변이된 조류독감으로 사람 사이 감염이 생기면 타미플루를 확보하고 있는 나라들의 도움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의 대처방안에 대해 이 총장은 “과거 사스나 조류독감을 차단한 방역당국의 대책들은 우수한 사례로 평가된다”며 “타미플루를 70만명분 준비한 것도 현재 상황에서는 대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행성 독감 예방접종에 대해 그는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사람에게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되면 변이의 가능성이 커진다”며 “올가을 유행성 독감에 대한 예방접종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2003년부터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을 맡아온 그는 14일 모교인 서울대에서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상’을 받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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