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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6 19:37 수정 : 2005.10.16 19:37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김양중의 건강과 사회

몇년 전에 〈차라리 동전을 던져라-맞지 않는 예측〉이라는 책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왜 불가능하며 불확실한 예측자료를 토대로 한 계획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지적하는 내용이다. 이 책의 저자 윌리엄 서든은 1995년부터 예측기술의 신뢰성 및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기상학, 미래학, 경제학, 투자론, 기술평가, 인구통계학, 조직계획의 7개 분야를 조사해봤더니 예측방법 가운데 점성술이나 예언, 점과 같은 비논리적인 방법이 많이 포함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하니 섣부른 예측을 무작정 믿기보다 주변에서 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지구촌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조류 독감 대재앙론’은 어떨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해 조류뿐만 아니라 사람도 감염되고, 또 사람 대 사람의 감염으로 옮아갈 확률은 과연 예측이 가능한 문제일까?

이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은 여러 정황으로 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얼마나 발생한다는 말을 자신 있게 하지 못한다. 수백만명이 숨질 것이라는 것 역시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른 추정일 뿐이다.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맞다.

예측이 아주 틀려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대변이가 생기더라도 과거의 조류독감 때나 ‘사스(SARS)’처럼 조기 감시 및 방역 체계를 잘 갖추고 있으면 큰 피해 없이 지나갈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시민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예측 사망자 수를 경쟁적으로 전하는 언론 보도에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기보다 오히려 개인 위생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게 실리적이다. 외출 뒤나 식사 전에 항상 손 씻기,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사람이 붐비는 곳 피하기는 조류독감이 아니더라도 꼭 챙겨야 할 사항이다. 조류독감이 유행하면 닭, 오리 등과 접촉을 피하고, 음식으로 먹을 때 충분히 익혀 먹으면 큰 문제는 없다.

정부도 근본대책이 될 수 없는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의 비축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변종 조류독감도 결국 바이러스 질환이므로 방역체계를 잘 갖추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조류독감, 사스와 같은 전염병 조기 감시체계 확립, 격리 병동 및 응급의료체계 정비 등 근본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국제협력도 필수적이다. 동남아, 유럽 일부 등이 조류독감의 근원지가 된다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국제 공조에 나서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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