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2.14 20:01
수정 : 2015.12.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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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데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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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센터 데이브 데이글
“미, 에볼라 환자 입원 때 바로 공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나 에볼라 같은 신종 감염병 유행에서 보건당국이 정보 공개를 투명하게 하지 않으면 정부의 방역대책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게 됩니다. 또 걷잡을 수 없는 악성루머가 생겨나 국민들의 혼란을 부추깁니다.”
한국언론재단이 ‘신종 감염병과 한국사회’라는 주제로 진행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달 16일 방문한 미국 애틀랜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시디시). 이곳에서 만난 데이브 데이글(Dave Daigle) 위기소통(리스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감염병 유행 중에 국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 공개의 중요성에 대해 힘주어 강조했다. 한국의 메르스 유행에 대해 관심이 매우 컸다는 데이글은 메르스 유행이 시작된 뒤 2주 가량이나 환자들이 입원한 병원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말에 “놀라운 일”이라며 “미국에서는 그럴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한 사례로 지난해 에볼라 환자가 미국에 들어와 치료를 받았을 때, 환자가 입원한 병원 이름은 곧바로 공개됐다는 것이다. 그는 “시디시에서 에볼라 환자가 입원한 병원 정보를 파악한 뒤 수분만에 곧바로 언론 등에 공개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 사이에는 잘못된 소문이 돌게 된다. 에볼라 환자가 입원한 병원에서도 곧바로 스스로 공개했다”고 말했다. 실제 메르스 유행 당시 우리나라 보건당국이 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자, 각종 사회관계정보망(SNS)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병원 이름들이 나돌았다. 그는 감염병에 대한 정보 공개의 범위는 보건당국이 파악한 수준에서 모두 공개하는 것이 시디시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감염병 정보의 미공개와 더불어 한국에서 메르스 유행이 심해진 원인에 대해서 그는 환자의 진단이 늦어진 점과 감염병에 대한 의료진의 교육이 충분치 않았다는 점도 꼽았다. 그는 “미국의 경우 작은 동네 의원이라도 어떤 나라에서 감염병이 돌 때에는 그 나라를 다녀왔는지 묻게끔 교육한다. 필요하면 검사를 의뢰하도록 충분히 알린다”고 말했다.
미국의 다른 전문가도 감염병 정보 공개가 감염병 차단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시디시에서 25년 동안 법률 고문으로 일한 뒤 현재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공중위생학 등을 가르치는 진 매튜(Gene Mattews) 교수는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비밀이 있다고 언론이나 국민이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환자의 인권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병원 정보 공개 등은 필수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애틀랜타·노스캐롤라이나
글·사진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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