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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8 17:36 수정 : 2005.10.19 17:34

초등학교 5학년인 준용(가명)이와, 2학년인 준미(가명)의 집 부엌창가에는 항상 먹다 남긴 치킨박스가 올라와 있다. 유난히 고기를 좋아하는 아빠와, 아빠의 식성을 닮은 두 아이들이 1주일에 한두 번은 치킨을 먹기 때문이다. 처녀 때는 고기를 잘 먹지 않던 준용 엄마 순영(가명)씨도 차츰 고기를 즐겨먹는 식성으로 변했다.

요즘 순영씨는 고민이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준용이와 준미가 너무 살이 쪘다며 놀라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살다보니 잘 몰랐는데, 사람들 말을 듣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좀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요즘 부쩍 고기를 찾길래 크려나보다 하고 사달라고 할 때마다 사 주었는데, 그것 때문에 그런 건가 좀 후회되기도 한다.

초등학생의 30% 이상이 비만이다. ‘뚱뚱한 나라’ 미국의 경우, 전 국민의 60%가 비만이고,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보다 비만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가 훨씬 더 많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사실 순영씨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열량’으로 인한 ‘비만’ 뿐이 아니다. 치킨과 청량 음료로 인한 열량도 문제이지만, 준용이나 준미가 자주 먹는 이 음식들이 이 아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음식인지를 고민해야한다.

영국의 맥도널드는 동물사료에 유전자재조합식품(GMO)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이미 유럽 등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유전자재조합식품의 대표 작물인 콩과 옥수수는 동물사료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고, 우리나라 동물 사료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닭의 사료에 그런 작물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많지만, 소비자인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사료 뿐 아니라 여기에 첨가되는 항생제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항생제 남용율 1위 고지를 달성하고 난 뒤, 병원 등에서는 자정노력이 일고 있는 데 반해, 가축에게 투여되거나 첨가되는 항생제의 양은 축산선진국인 덴마크나 네델란드에 비해 최고 30배 가량 더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이러한 항생제는 가축을 먹는 사람에게도 항생제 내성을 키울 수 있다고 하는데, 특히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에는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제 순영씨는 자신의 식탁을 돌아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사 달라고 할 때마다 무심코 사주는 것이 아니라, 한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아이들과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음을 지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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