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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군자 닮은 마음 건강 다스리는 원천 |
■ 한의사 권선영의 몸과 마음
가을에는 국화꽃이 참 보기 좋다. 매화와 난초, 국화와 대나무를 사군자라고 말한다. 군자의 기품을 닮았다고 해서 예로부터 그림의 소재로도 많이 쓰였다. 사군자는 각기 그 덕성이 뛰어나다. 먼저 매화는 겨울에 꽃을 피워 봄을 알리는 생명력을 지녔다. 그래서 봄이라는 나무의 성질을 지녔다. 눈 속에서도 생명의 상징인 꽃을 피우는 목의 성품은 지극히 선하고 사랑의 마음을 지닌 덕성을 나타낸다.
우리는 씨앗을 이야기 할 때 어질 인자를 쓴다. 살구 씨를 행인이라고 하거나 복숭아씨를 도인이라고 하듯이 말이다. 인은 씨앗이면서 동시에 한 존재가 가진 생명의 근원적인 힘이다. 이 씨앗인 인 은 그 뜻이 어질다는 뜻처럼 지극히 선한 마음이 바탕이 된다. 지극히 선한 마음이 아니면 결코 생명을 이어갈 수 없다는 뜻이며 또한 선한 양심이 아니면 생을 제대로 온전히 보전키도 어렵다는 뜻도 있다. 이 인의 어진 마음은 매화가 그러하듯이 우리 몸에서도 생명의 중심인 신장의 사이에서 생기의 온화함을 생기게 한다. 이 힘은 우리의 생명을 보전케 하는 기본 바탕이 되는 힘이다.
하지만 난초의 덕성을 가져야 이 생기는 온몸으로 퍼져가게 된다. 난초는 그 향이 그윽하고 또한 은은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래서 불(화)의 덕을 지녔다. 화는 여름에 만물이 번성함을 나타낸다. 난초는 번성하지만 눈처럼 예리하고 또한 질서가 있어 서로 예의를 중시하니 난초는 화가 지닌 예의의 품성을 지녔다.
난초가 그러하듯이 우리 몸에서도 화는 목의 인이 가진 생명의 기운을 심장을 통해 옴 몸으로 퍼뜨린다. 난초처럼 사람도 분명하고 조리 있게 현상을 관찰하지 못하고 또한 예의가 없다면 신장에서 생긴 에너지를 제대로 순환시키지 못한다. 국화는 가을인 쇠(금)의 덕성을 지녔다. 금은 절제와 방어, 보호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가을에 식물이 그 껍질을 단단히 하고 열매를 맺듯이 안에 있는 인의 생명을 보호한다. 만약 이 보호가 없다면 열매를 맺을 수도 없고 식물도 금방 죽게 될 것이다.
사람도 이와 같이 반성과 절제 등이 없다면 안에서 생동하는 생명력을 보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점차 소진되어 병약해지고 잘 낫지도 않게 될 것이다. 대나무는 겨울인 물(수)의 품성을 상징한다. 대나무밭을 걸으면 뼈까지 시원한 것도 차고 시원한 물의 성품 때문이다. 또 물은 고요하고 정적이어서 사람도 이와 같이 고요한 지혜의 사고를 통해 의지가 나오게 된다. 이 의지는 인의 바탕이 된다. 사군자의 덕성은 사람에게 다 갖추어져 있다. 네 가지 덕성이 조화로우면 생명의 기운을 잘 보전할 수 있고 조화롭지 않으면 보전하기 어렵다. 세상이 거칠어지고 이기심과 욕망이 끝없는 세상이라 덕성을 조화롭게 유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병도 다양해지고 잘 낫지도 않나 보다. 한의사 권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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