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8 18:38
수정 : 2005.10.19 17:37
정신질환자 비만관리 도입한 권준수 서울대 교수
“정신과 환자들은 여러 치료로 정신 증상은 조절되는 반면 비만 등 문제로 당뇨, 고혈압 등이 나타나 고통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들의 비만 문제도 정신과 의사들이 적극 돌봐야 합니다.”
권준수(46·사진)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정신질환자들의 비만 관리를 위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데 가장 큰 구실을 한 의사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가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정신질환자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비만으로 인한 당뇨나 고혈압으로 고통 받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보통 사람들의 당뇨, 고혈압 유병율이 각각 1.2~6.3%, 5.1~22.2%라면 정신질환자는 각각 14.9%, 34.1%로 훨씬 높다.
권 교수는 2003년 이 프로그램을 우리나라에 도입해 1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다. 웰니스 일기장 등을 통해 과도한 식사량, 높은 칼로리 섭취 등 잘못된 식사 습관을 바꿨다. 또 사회적 고립 등으로 움직이기 싫어하는 환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운동을 시켰다. 그 결과 12주 정도의 운동, 음식 조절 등을 통해 비만 정신질환자들은 평균 4.5㎏의 몸무게를 줄였다. 이후 다른 병원의 정신질환자로 확대한 시험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얻었다. 현재는 전국 40여개 병원에서 430여명의 정신질환자가 비만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정신질환자들은 흥미 없음, 우울함 등의 증상으로 다른 비만자들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했다.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운동 및 이로운 식사 습관 정착을 위해 주 1회 1시간 가량 치료자와 환자의 상호 교환적인 교육 과정을 필수로 하고 있다. 권 교수는 “앞으로 의사들은 약물 사용 등 증상 조절을 위한 치료 방법을 계획할 때 미리 비만 예방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정신 및 신체 질병을 동시에 조절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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