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김치 소식에 시민들 `걱정'
중국산 식품 불신도 `최고조'
중국산 김치 일부에서 기생충알이 발견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21일 발표로 한국인 밥상의 터줏대감인 김치가 적어도 집 밖에서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시민들은 납 김치 파문으로 가뜩이나 식당 김치를 믿지 못하던 상황에서 기생충 김치 소식까지 전해지자 "이제 기생충 차례냐. 집 밖에서 먹는 김치는 더 이상 입에 못 대겠다"고 걱정했다.
특히 최근 잇따라 터진 중국산 민물고기의 발암물질 파문에 이은 기생충 김치 파문으로 중국산 식품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불신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 "이래서야 식당 김치 먹겠나" = 그러잖아도 중국산 음식에 믿음이 가지 않았는데 기생충알까지 발견돼 시민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식당 김치를 아예 먹을 수 없게 됐다고 호소했다.
포털사이트의 한 네티즌은 "식당에서 나오는 김치가 국산인지 중국산인지 어떻게 구별하겠냐"며 "그냥 김치는 먹지 않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납 김치 파문은 국정감사 기간 국회의원의 문제제기로 불거진 뒤 식약청과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이날 발표는 식약청 조사를 거친 `검증된' 사실이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특히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터진 기생충 파동으로 직접 김장을 담가 먹는 가정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김모(33)씨는 "중국산은 원산지 표시도 엉망이라 시장 등에서 국산이라고 해놓고 속여 파는 경우도 많은데 이번 일로 중국산 식품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사라졌다"며 "수입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부 이모(28ㆍ서울 양천구)씨는 "직장 생활로 바빠 평소 김치를 사먹고 있는데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이 나왔다니 걱정이 앞선다"며 "바쁘더라도 직접 김치를 담가 먹어야겠다"고 말했다. 식당들도 중국산 김치의 유해성 논란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김치를 국내산으로 하려면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구의 한 중국음식점 관계자는 "김치는 어차피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얼마전부터 깍두기로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국산 식품 불신 고조 = 이날 발표에 대해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중국산 식품 전반에 대한 혐오감을 숨기지 않았다. 잇따라 터져나오는 중국산 식품의 유해성 논란에 "다음엔 무슨 식품 차례냐"는 자조섞인 우스갯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올해 불거진 중국 식품의 유해성 사례만해도 논란이 있긴 했지만 납 김치 파문을 포함, 중국산 장어와 붕어, 잉어, 홍민어 등 다양한 식품에서 잇따라 불거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가 주로 유통되는 재래시장이나 소형식당에서는 소비자의 불신으로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유기농과 국산 재료로 만든 김치를 취급하는 백화점, 할인점은 상대적으로 매출 상승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원 주모(30)씨는 "요식업의 대부분은 영세 서민들이 하는데 자꾸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이 생겨 화가 난다"며 "중국산 김치를 못들여오게 하든지 검사를 엄격하게 하든지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불안감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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