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김치 담그는 법 좀 알려줘요"…인터넷 쇼핑몰도 `비상'
"엄마, 김치담그는 법 좀 알려줘요" "서울 사는 딸 내외한테 보내려고…" `기생충알 김치 파동'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김치에 대한 믿음이 뚝 떨어지면서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려는 젊은 주부와 예비 신부가 늘어나는 새로운 풍속도까지 나타나고 있다. 또 온라인을 통해 김치를 판매해 온 인터넷 쇼핑몰도 김장철 성수기를 놓칠까봐 소비자를 안심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 김치 담그기 배우는 새댁ㆍ예비신부 증가 = 그동안 김치를 손쉽게 사먹다가 이번 기생충알 김치파동으로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 직접 김치를 담가 먹으려는 `새댁'과 예비 신부가 증가하고 있다. 결혼 3년째인 주부 박모(29)씨는 "사 먹는 김치를 믿을 수가 없어서 올해는 꼭 시어머니와 함께 김장을 해서 먹을 예정"이라며 "한두 해로 끝날 문제가 아닌 만큼 올해 김장을 하면서 김치 담그는 법을 완전히 배우겠다"고 말했다. 내년 초 결혼을 앞둔 양모(30ㆍ여)씨 역시 "그동안 자취생활을 해서 김치를 사다 먹었는데 이제 친정 어머니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 결혼을 하면 번거롭더라도 내 손으로 김치를 담가 먹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정모(27ㆍ여)씨는 "결혼 준비로 요리학원에 다니면서 김치 등을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중국산 김치 파동을 보니 진작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 덩달아 바빠진 친정ㆍ시어머니 =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직접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없는 처지의 맞벌이 자녀를 둔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의 손길도 이번 김치파동의 여파로 바빠졌다.행여나 딸, 아들 가족이 시간이 없어 산 김치를 먹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자신이 직접 담아 보내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다. 대전에 사는 김모(51ㆍ여)씨는 "서울에서 맞벌이 생활을 하는 아들 부부가 그동안은 그냥 서울에서 김치를 사먹겠다고 하더니 김치 파동 뒤엔 김치 몇 포기만 담가서 보내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맞벌이 생활을 하는 주부 이모(28)씨는 "평소 시간이 없어 포장 김치를 사먹고 있는데 죄송한 마음이지만 시댁이나 친정에 말해서라도 집에서 담근 김치를 먹어야겠다"고 말했다. 평소 김치를 사먹었다는 김모(33)씨 역시 "아내가 뉴스를 보더니 `우리도 구충제를 먹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제는 친정어머니에게 부탁해서라도 직접 담근 김치를 먹어야겠다'며 불안해 하더라"고 말했다. ◇ 인터넷 쇼핑몰도 `비상' = 온라인으로 김치를 전문적으로 판매해 온 인터넷 쇼핑몰에도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한 사이트는 최근 `당사에서 판매하고 있던 중국김치는 언론에 공개된 것과는 무관하지만 정부에서 수입되는 모든 중국김치에 대해 재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재검사가 끝나는 26일까지 판매를 일시 중지합니다'라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띄웠다. 다른 인터넷 쇼핑몰은 `배추 뿐만 아니라 양념도 100% 국내산을 사용했다'고 강조하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 다른 김치 전문 판매 사이트에서도 `김장김치를 예약받는다'는 글에 `100% 국내산 재료를 사용해 우리 아이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요'라는 내용을 덧붙여 소비자를 안심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온라인상으로 김치를 판매하고 있는 정모(51)씨는 "아직 본격적인 김장철이 아니라 큰 타격은 없지만 김치 파동 이후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국내산 재료만 사용하는 정직한 업체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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