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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중국산 먹거리 퇴출되나’ |
중국산 농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주요 할인점,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 대부분의 중국산 먹거리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 7월 중국산 장어에서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된 이후 최근 중국산 김치 파동이 이어지면서 관련 제품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중국산 농수산물의 경우 가격이 낮고 국산 대체품이 없다는 이유로 여전히 판매되고 있어 앞으로 또다시 안전성 등의 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없지 않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 선두인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중국산 장어를 국내산으로 대체한 데 이어 지난달 점성어, 농어, 도미, 부세 등 중국산 수산물을 전량 철수시켰다. 중국산 농수산물 제품이 아예 없다는 게 이 백화점측의 설명이다.
할인점 업계 1위의 신세계 이마트 역시 중국산 양념장어를 국내산 송황장어로 대체하는 한편 목이버섯 등도 거둬들였으며 중국산 차 제품에 대해서도 안전성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롯데마트도 장어, 농어, 점성어 등 중국산 수산물에 이어 고사리, 숙주나물 등 중국산 나물도 판매를 중단했다.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은 중국산 김치 전 품목에 대해 판매 중단을 결정했으며 G마켓도 모든 중국산 김치의 등록을 취소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6월 자사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중이던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이라고 광고하면서 팔다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의해 적발된 뒤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다만 이마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할인점과 일부 주요 백화점들은 마늘종, 낙지, 새우 등 소수 품목의 경우 중국산을 계속 취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판매중인 낙지, 새우 등 중국산 제품은 모두 자연산이기 때문에 양식으로 인해 문제가 됐던 장어와 달리 철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당분간 특별한 철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마늘종, 낙지가 중국산 농수산물 취급 제품으로는 각기 유일한 상황"이라며 "이들 제품은 국내 생산량이 워낙 적어 중국산을 쓸 수 밖에 없고 문제가 생긴다면 몰라도 아직까지는 계속 판매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판매중인 일부 중국산 제품의 경우 나름대로 품질 검사 등 확인 절차를 마쳤거나 문제가 될 소지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철시를 검토하지 않은 채 여타 업체들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들 업체가 문제가 된 뒤 뒤늦게 상품을 수거하고 그것마저도 서로 눈치를 보면서 진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식품안전당국의 관리.감독 부실과 홍보 부족에 따라 안전에 이상이 없는 제품들 마저 업체들이 `대세에 밀려' 거둬들이고 있고 이에 맞물려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 폭 축소와 불안감 증폭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일부 업체들은 특히 중국산 농수산물이 문제가 되는 것은 식당 등에 납품하는 보따리상 등 일부 유통업자들이 헐값에 들여오는 제품들의 품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주된 원인이라며 할인점, 백화점 제품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먹거리 수요 충당에 유용한 `괜찮은' 중국 제품이 중국산 불신 분위기에 휩쓸려 불량식품으로 인식되는 일이 없도록 관계당국에 대해 철저한 관리.감독과 소비자 홍보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민.중산층의 `얇은 지갑'을 고려할 때 값이 싸면서도 먹을만한 중국산 제품의 소비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데 이렇게 막연한 불안감과 불신만 커지면 어떻게 할거냐"면서 "당국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이 식품 원산지 표시를 포함한 중국산 제품 관리를 강화해야하며 사후 대처 보다는 사전 예방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을 배가해야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고형규 황윤정 기자 un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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