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30 19:14
수정 : 2005.10.30 19:14
혈소판 재고량 0.7일치뿐 노조, 2일 파업예고 겹시름
적십자사 혈액원 노조의 쟁의 여파로 30일 혈소판 재고량이 0.7일치 이하로 떨어지는 등 전국적으로 ‘혈액 대란’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적십자사 혈액원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20일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내걸고 대구·경북 등 5개 혈액원 노조의 정시출퇴근 준법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27일 적십자사 창립 100주년 기념 휴무, 28일 노조 임시총회 등이 겹쳐 헌혈 혈액의 재고량이 급격하게 줄었다.
적혈구는 전국적으로 일주일치 이상의 재고량을 유지해야 하지만 이날 오전 현재 재고량은 1.5일치(7100유니트·1유니트는 1회 수혈량)이다. 사흘치 이상이어야 하는 혈소판 재고량은 0.7일치(2525유니트)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경북대 병원은 이날 응급환자의 보호자를 혈액원으로 보내 지정수혈을 하거나 직원들을 대상으로 긴급헌혈을 받았으며, 계명대 동산병원과, 영남대병원 등 다른 종합병원도 혈액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산병원도 직원들을 인근 군부대로 보내 긴급헌혈을 받았다. 대구경북혈액원은 전국 15개 혈액원에 200유니트를 긴급 요청했지만 31일에도 각 병원에 혈액을 정상 공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 혈액장기팀은 “현재 대구·경북과 같은 지역은 그날그날 헌혈이 안 되면 수혈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김기정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헌혈홍보팀장은 “전국 16개 혈액원 노조 가운데 실제 파업에 들어갈 곳은 대구·경북, 인천, 경기, 충북, 경남 등 5개로 예상된다”며 “전체 혈액 공급의 43%를 차지하는 서울지역 혈액원들이 파업에 참여할 경우 혈액공급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와 적십자사는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해 헌혈사업에 비노조원 동원, 단체헌혈을 약정한 기업의 헌혈 독려, 등록 헌혈 장려 등으로 혈액 부족분을 최대한 채울 방침이다. 혈액원 노조는 △비정규직의 단계적인 정규직화 △주5일제 시행에 따른 인력충원 △총액기준 임금 9.89%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9월부터 5차례 사쪽과 교섭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안영진, 대구/박영률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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