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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1.16 18:01 수정 : 2016.11.16 22:13

차움의원 김상만씨가 샘플 받아 검사
”일반적 영양주사라면 불필요” 지적
전문가들 “이해할 수 없다” 반응
복지부·차움쪽 “성분까지는 모른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전 차움의원 의사인 김상만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영양제주사를 대리처방한 것은 물론 박 대통령의 혈액검사도 최순실씨 이름으로 검사한 것으로 드러나자 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의 건강정보는 국가기밀사항인데 일개 민간병원으로 혈액샘플을 보내 검사한 것도 문제지만, 단순한 영양제주사를 놓으면서 혈액검사를 할 필요는 거의 없다는 것이 의사들의 지적이다. 또 김씨가 박 대통령에게 피하주사는 직접 놓았다고 밝혀 이 방식으로 놓는 태반주사 등 다른 주사를 놓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5일 공개한 강남구 보건소의 차움의원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김씨는 최순실씨 진료기록부에 2013년 8월 29일과 9월 2일에 안가(검사)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강남구 보건소의 조사에서 김씨는 (청와대의) 간호장교가 채취해 온 박 대통령 혈액을 최순실씨 이름으로 검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보건소 조사에서 “8월 29일에는 대통령의 혈액이 오지 않아 검사를 못했고, 9월2일에야 혈액이 와서 검사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혈액검사에서 어떤 내용을 검사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비타민 주사 등 단순한 영양주사를 놓을 때는 혈액검사를 할 필요가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첫 진료를 한 뒤 혈액 속에 이온이나 미네랄 등 어떤 부분이 부족한 지 알아보기 위해 검사하는 경우는 있지만, 계속 주사를 맞다가 중간에 검사를 할 이유는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강남구 보건소 조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이 이미 2012년 3월부터 한두달에 한번씩 김씨에게 영양제주사를 맞았는데, 1년반쯤 지나 새삼스럽게 혈액검사를 할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제기한 한가지 가능성은 김씨가 놓은 주사가 부작용을 일으켰을 가능성이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비타민 등 단순 영양주사라면 부작용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예를 들어 태반주사 같은 것이었다면 감염이나 호르몬 과다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며 “혈액검사까지 한 것을 보면 단순 영양제주사가 아니어서 부작용이 생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최근 몇년간 피부를 젊고 하얗게 만든다며 태반주사, 성장호르몬 주사 등이 유행한 바 있다. 태반주사는 감염을 일으키거나 여성호르몬이 과다투여돼 생식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성장호르몬주사는 몸이 붓거나 고지혈증, 당뇨 등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김씨가 놓았다는 주사에 대해 복지부나 차움의원 쪽은 기록에 ‘IVNT’(정맥영양주사)로만 돼 있어 그 성분까지는 모른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강남구 보건소 조사 때 박 대통령에게 직접 피하주사를 놓았다고 진술했는데, 피하주사는 비타민 등 영양주사뿐만 아니라 태반주사를 놓는 방식이기도 하다. 피부미용 진료를 하는 한 의사는 “태반주사는 보통 배 쪽 피부 밑에 주사한다”며 “피부미용 등의 효과가 있어 강남 부유층을 중심으로 거의 전국에 유행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대통령의 건강관리는 대통령 주치의-청와대 의무실-대통령 자문의사단(30여명)으로 구성된 의료진을 통해 이루어진다. 서창석(현 서울대병원장) 전 대통령 주치의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주치의가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이었을 때에는 세브란스병원에서, 나였을 때에는 서울대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일반적인 건강검진에는 당뇨, 고지혈증 등 주요 만성질환이나 감염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혈액검사가 포함되고, 좀더 고가의 검진에는 암 여부 등까지 확인하는 혈액검사가 포함된다. 굳이 별도의 혈액검사를 해야 했던 이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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