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뜯어보기] 김치파동 일파만파 왜?
중국산 김치의 납 검출에서 국내산 김치의 기생충 알 검출로까지 이어진 최근의 ‘김치 파동’은 유해성을 철저히 검토하지 않고 성급하게 발표하는 등 식품안전 당국의 경솔한 대처가 큰 몫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체 유해성 검토없이 “기생충 알 검출”전수조사도 안해놓고 “국산김치 납 없다” 4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1일 중국산 수입김치 일부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된 사실을 발표할 때 그것이 인체에 유해한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 관계자는 “중국산에서 기생충 알 검출 사실이 보도된 뒤 기생충 전문가들과 인터뷰한 언론 보도를 통해 애벌레가 들어 있는 자충포장란이 아니면 인체 감염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식약청의 또다른 관계자는 “식품공전에 이물질로 규정된 기생충 알이 검출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중국산 김치 기생충 알 검출의 파문이 커지고 국내산은 괜찮으냐는 의문이 일파만파 확대되자, 3일 국산 김치에 대한 기생충검사 결과를 발표할 때에는 기생충 전문학자 2명의 자문을 얻어 “미성숙란만 검출되어 인체 감염 우려는 없다”며 뒤늦게 국민의 불안감 진화에 나섰다. 연세의대 기생충학교실 용태순 교수는 “기생충 알은 시간을 다툴 정도로 인체에 위험을 초래하지는 않는다”며, “유해성 여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발표해 (식품안전 차원에서) 엄청난 사안이라는 느낌을 줬다”고 지적했다. 기생충 알 검출 사실을 발표하기에 앞서 유해성 여부를 충분히 검토함으로써 국민의 식생활과 김치 산업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했어야 한다는 뜻이다. 식약청은 또 지난달 10일 국산 김치의 납 함유량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도 전수조사를 한 것도 아닌데 “국내 유통 김치는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단정적으로 발표해, 발표의 신뢰성을 떨어뜨린 적이 있다. 고경화 한나라당 의원이 국정감사를 통해 “중국산 수입김치가 국내산에 비해 납함유량이 최대 5배 많다”고 제기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식약청은 서둘러 과잉대응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산 김치만 해도 502개 품목이나 되는데 중국산을 포함해 58개 제품의 납함유량만 조사한 내용을 갖고 ‘모든 김치가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야당에 식약청이 조사한 제품의 대표성 문제를 제기하도록 하는 빌미를 제공해 문제를 키웠다는 것이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중 “김치 분쟁 잘 해결될 것”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4일 “한국과의 김치 문제는 공정하게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부장은 이날 중국 외교부 회의실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의 영국·독일·스페인·한국 순방 및 아펙 정상회담 참석을 앞두고 연 기자회견을 통해 “김치 문제는 두 나라가 평등 호혜의 원칙 아래 유연성과 인내를 가지고 토론할 때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 부장은 이날 ‘김치 분쟁’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세계 어디에나 김치처럼 국제적으로 이동하는 식품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국제통상 규정과 객관적인 표준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다”며 “우리는 김치보다 더 비싼 상품에 관한 분쟁도 잘 해결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리 부장은 또 후 주석이 16~17일 한국을 국빈 방문할 때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6자회담 문제 △두 나라의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지속적 발전 △경제무역 투자 협력 문제 △문화 교류 강화 등의 의제를 두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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