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간 기자 skha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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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면역체계 속이는 기생충 |
회충, 사상충 등 연충류(helminth)에 속하는 기생충이 인간면역체계로부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면역세포를 속이는 전술을 쓴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당뇨병, 천식 등 자가면역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하게 될지도 모른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 생물과학대학의 릭 메이젤스 박사는 연충이 인간면역체계의 '아킬레스 건'을 역이용해 스스로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BBC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메이젤스 박사는 영국위장병학회 학술지인 '소화관(Gut)'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연충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세포인 조절세포(regulatory cell)의 반응을 유발하는 분자를 방출해 자신을 죽이는 우리 몸의 면역반응 스위치를 닫게 만든다고 밝혔다.
조절세포는 우리 몸 자체의 단백질이나 해가 되지 않는 분자에 대한 면역체계의 공격(자가면역반응)을 중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메이젤스 박사는 연충이 조절세포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분비하는 분자의 정체를 밝혀내면 이 분자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어떻게 억제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면역체계가 과잉반응으로 우리 몸 스스로의 세포를 공격해 발생하는 당뇨병,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단서를 이 분자로부터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메이젤스 박사는 밝혔다.
메이젤스 박사는 이 연구를 위해 영국의 과학연구지원단체인 웰컴 트러스트로 부터 130만 파운드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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