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08 19:49
수정 : 2005.11.09 13:51
|
생강·인삼도 ‘허브’ 분류 일반인들 묻지마 복용-미국 보완통합의학 현황
|
■서양의학 제3의길
미국 보완통합의학
현황 ③
미국 곳곳에 자리잡은 상점에 들어가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비타민과 무기질을 비롯한 식품보조제(dietary supplement)와 ‘허브’라고 이름 붙은 것들이다. 2002년도 하버드대학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보완통합의학의 종류가 허브이기도 하다.
은행잎, 생강, 마늘, 고려인삼, 당귀 등이 모두 허브로 불리고 있으며, 대부분의 허브들은 별다른 규제 없이 판매되고 있으며 장점만을 부각시켜 놓아서 부작용에 대한 경계는 거의 없다.
종합비타민 중 잘 알려져 있고 국내에도 수입되고 있는 영양제 ‘센트럼’에도 최근에 인삼과 은행잎이 첨가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그러나 인삼과 은행잎은 우리 몸의 활력감을 주며 에너지를 증진시킨다고만 설명되어 있어 부작용을 포함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아쉽다.
허브는 천연식품이니까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게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통념인 것같다. 고려인삼이라고 쓰여진 팩을 들고 와서 이걸 먹으면 정말 누구나 면역력이 증가되고 힘이 생기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난감하기까지 하다. 한방에서 인삼은 기력이 빠진 사람의 기운을 돋구워주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이나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허브와 식품보조제들은 미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식품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판매 약품보다 쉽게 판매될 수 있으며 법적인 제제도 거의 없는 편이다.
|
경희의료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
|
그러나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판매되었던 마황이 부작용 때문에 일반식품으로 판매되는 것이 금지되고 난 뒤 허브도 부작용이 있다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마황은 성질이 따뜻하여 찬 기운으로 인한 감기나 기관지 천식 등에 이용되는 한약재이나 소음인의 경우 가슴의 두근거림, 불면 등의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으며 다량 사용시 심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 국립보건원에서는 ‘자연산’(natural)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허브들도 약과 같은 방법으로 작용하고 심각한 부작용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인삼은 커피나 차, 콜라 등에 함유되어 있는 카페인의 작용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혈당을 강하시키는 작용이 있으므로 당뇨약과 같이 사용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은행잎은 혈전용해약과 같이 사용을 했을 때 출혈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 등이다.
비만환자의 급증, 성인병의 증가에 따라 동양식에 대한 관심으로 생선기름이나 콩과 같은 동양에서 많이 소비하고 있는 음식에 대한 임상 연구들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보완통합의학센터에서는 생선기름과 대두에 관한 임상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등푸른 생선에서 발견되는 오메가-3 지방으로 알려져 있는 생선기름은 암환자들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큰 문제 중의 하나인 체중감소를 막기 위한 식품보조제로도 사용되고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연구가 진행중이다.
또 대두가 폐경기 여성의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상을 비롯해 폐경기에 나타날 수 있는 기억력 감퇴 등에 미치는 영향, 전립선암 환자의 상열감 완화와 삶의 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임상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허브에 대한 관심은 현재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보완통합의학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미 대학 병원내의 보완통합의학센타에서 허브치료를 제공하는 곳은 거의 없다.
이곳의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29%만이 허브치료가 매우 유용하다는 답변을 보였다. 다만, 허브라는 범위가 서양의 허브, 동양의 허브, 식품보조제, 그리고 광범위하게는 비타민과 미네랄까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용어의 정의가 먼저 필요한 실정이라 하겠다.
통합의학이라 함은 보다 나은 치료결과를 얻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접근되는 방법이다. 허브나 식품보조제 또한 그런 의미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에서의 식생활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단순한 칼로리 위주의 영양상담이 아닌 건강증진을 위한 기능학적 영양상담은 미국 내 여러 의료기관에서 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하나하나의 허브나 식품첨가물에 대한 접근에서 벗어나 복합처방이나 전체적인 식생활에 대한 접근이 앞으로 더 중요시 되어야 할 것이다.
송미연 경희의료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미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교환교수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