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평가원 272곳 조사 종합병원 응급처치 엉망…2시간내 병원도착 39%
종합병원들의 응급상황 처치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장에 피가 통하지 않아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급성심근경색 환자들은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아가도 3명 중 1명만이 막힌 혈관을 긴급히 넓혀주는 시술(재관류 치료)을 적정시간 안에 받고 있다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9일 밝혔다. 평가원은 전국 272개 종합병원급 의료기관들이 지난 2003년 한해 동안 응급실을 찾아온 급성심근경색환자 2만1916명을 진료한 내용 등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허혈성심장질환 관련 적정성 평가결과’를 내어 이같이 밝혔다. 급성심근경색증과 협심증 등을 포함한 허혈성 심장질환자에 대한 종합병원의 진료의 질을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급성심근경색환자들 중 34.2%만이 응급실에 도착한 지 30분 안에 혈전용해제를 투여받거나, 2시간 안에 풍선 확장술 또는 스텐트 시술을 받는 등 막힌 혈관을 뚫는 재관류치료를 적정시간 안에 받았다. 충남대병원 등 10개 종합병원은 재관류치료를 적정시간 안에 실시한 비율이 높아 급성심근경색 환자에게 양호하게 초기대응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부천세종병원 등 7개 종합병원은 급성심근경색증 진료 결과 사망률이 양호한 것으로 꼽혔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대병원 등 ‘빅5’ 대형병원의 상당수가 양호기관에서 탈락되고 지방병원이 다수 포함된 것은 지방병원에서는 바로 심장전문의가 환자를 보는 반면 대형병원일수록 수련의를 거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급성심근경색증 전체 입원환자의 원내 사망률은 9.65%로 나타나 미국의 9.37% 등 선진국과 비슷했다.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해 혈전용해제 시술을 받기까지는 전체 종합병원에서 평균 74분이 걸려 적정시간보다 44분 늦었다. 풍선 확장술 또는 스텐트 시술은 평균 2시간47분이 걸려 적정시간보다 47분 가량 늦었다. 급성심근경색증은 사망 위험률이 심장발작 2시간 이내가 가장 높아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하지만 증상 발현에서 2시간 이내에 병원 도착 환자는 39%에 그쳤고, 44%만이 구급차를 이용했다.우리나라 사람의 사망원인 중 암, 뇌혈관 질환에 이어 3위인 허혈성 심장질환은 돌연사의 80%를 차지한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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