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22 06:48
수정 : 2005.11.22 09:16
환자들 몰래 채취한 난자
제공받은 혐의로 조사받아
난자 확보와 관련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며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결별을 선언한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도 10여년 전 ‘난자 스캔들’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다.
당시 위스콘신대에서 일했던 섀튼 박사는 환자 몰래 불법적으로 난자를 채취한 캘리포니아대 불임클리닉에서 연구용 난자를 제공받은 혐의로 미국 정부의 조사를 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 보도했다.
이 병원은 환자들에게서 몰래 채취한 난자로 배아를 만들어 다른 환자들을 임신시키고, 남은 난자들을 아무렇게나 연구자들에게 배포했다. 조사 결과, 이 병원은 110명의 환자에게서 난자를 추출해 93명의 환자에게 시술했고, 이 가운데 51명의 환자가 임신에 성공했다. 난자를 채취당한 환자들 가운데 27명은 아예 이 사실을 몰랐으며, 55명은 동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난자를 도둑질했다는 비난이 일자, 캘리포니아대는 이 병원의 임신건강센터를 폐쇄했다. 의사 1명이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다른 2명의 의사는 처벌을 피하기 위해 제3국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섀튼 박사는 난자 불법 채취와 무관한 것으로 드러나 처벌을 피했다. 이 사건은 당시 미국 역사상 최대의 의료 스캔들로 꼽혔으며, 이를 탐사보도한 기자는 그해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