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이야기] ‘대기오염 정보’ 생명 살릴수도 있어 |
지금 영국 런던 지역에서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흥미로운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다고 한다. ‘유어에어(YourAir)’라는 이름의 이 첨단 서비스는 신청자 개개인이 살고 있는 지역의 대기오염 상태를 문자메시지로 보내 준다. 예를 들어 다음 날 오존, 이산화질소, 미세먼지 등의 오염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면 그 전날 밤 이를 긴급 문자메시지로 알려 주는 식이다. 이를 위해서 실시간 대기오염물질 측정 자료와 이동경로 자료, 기상예보 자료, 교통량 자료 등이 분석된다.
이 프로그램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첨단장비를 이용한 무료 서비스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대기오염 정보는 건강한 사람들은 물론 천식이나 심장병,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생명을 좌우할 수 있을 만큼의 긴요한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오존 농도가 높은 날 오후에 이를 모르고 천식 환자가 야외에서 심한 운동을 하다가는 호흡곤란으로 쓰러질 수 있다. 대기오염이 심한 날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산소공급이 제대로 안 돼 심장발작이 생길 수도 있다.
해 뜨기 전에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이 프로그램이 더욱 유용하다. 새벽녘에는 대류 순환이 거꾸로 되는 기온역전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지표 근처에 대기오염물질이 짙게 가라앉게 되는데, 이 때 운동을 하면 이 물질들을 많이 마시게 된다.
20세기 중반에 발생했던 런던 스모그 사건도 극심한 대기오염과 기온역전현상이 빚어낸 참사였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호흡기질환이나 심장병을 앓던 노약자들이었다. 그 당시에 유어에어와 같은 서비스가 있었다면 상당수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서울시 전체의 대기오염 수치보다는 자신이 거주하는 구나 동 단위의 대기오염 정보가 더 절실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대기오염이 심하고 세계최고의 휴대전화 보급률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유어에어 서비스를 도입한다면 그 이익은 영국보다 배 이상일 것이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건강 대표(www.enh21.org)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