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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3 16:40 수정 : 2005.11.23 17:25

“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결국 줄기세포연구용 난자채취 과정에서 보상금을 지급한 사실을 시인하였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팀과 대한민국은 처음 난자채취 문제가 불거진 이후 섀튼의 결별선언과 다른 미국의 불임연구단체들의 잇단 결별선언이 무었을 의미하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미즈메디병원 측이 난자매매 사건과 관련 있음이 드러나면서부터 미국의 언론이나 섀튼 교수 측에서 과연 황교수가 이를 사전에 알고 있었을까에 의문을 드러내었고 “황교수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노성일 이사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당시만 해도 난치병 환자를 위한 연구용으로 싱싱한 난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해 일반의 인식이 낮아 난자 제공자를 찾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최소한 비용으로 난자를 기증할 수 있는 기증자를 찾게 됐고,이 과정에서 순전히 난자 채취에 따른 기증자의 희생에 따른 보상을 개인적으로 해주었을 뿐” 이라는 노 이사장의 주장은 결코 황교수의 결백을 입증하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일반인의 인식이 낮아 싱싱한 난자 제공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난제를 해결하였는데, 연구를 주도하는 황 교수가 여기에 대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면 황 교수는 엄청나게 무감각하거나 아둔한 사람일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알면서도 나중에 불거질 윤리논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짐짓 모른 채 하는 얄팍한 계산이 앞섰는지도 모르겠다.우


리의 도덕적 가치관의 현 주소 황 교수의 불법 난자채취 문제는 이제 대표적 과학잡지인 네이쳐에서도 외면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사안으로 등장하였다. 반면 외국 언론의 도덕적 문제 제기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황 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한 시샘이나 줄기세포 연구의 주도권 쟁탈을 위한 음모쯤으로 일관하였다.

애초 황 교수의 연구 주제 자체가 윤리적 논란의 소지를 안고 출발했지만 도덕적 윤리적으로 신의 영역에 대한 경외감이 둔감한 한국은 이런 윤리적 논란 보다 연구가 성과가 가져올 부가가치에 더 관심을 가졌기에 황 교수의 연구가 윤리적 논란에 휩싸이지 않고 순탄한 항진을 해 올 수 있었다.

불법난자 채취에 대한 갖가지 의혹이 조기 진화 되지 않으면서 이 문제에 대한 세인의 반응도 갖가지이지만 그 중 대표적으로 우리의 도덕적 현주소를 반추할 수 있는 반응은 “그깟 난자 좀 쓰면 어때서..”이다.

우리나라는 개신교 신자가 천만이 넘는다고 하고 카톨릭 신자가 6백만이 넘는다고 한다.기독교는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했다는 창조론을 신봉하는 종교이고 황 교수의 연구는 ‘신의 영역에 대한 인간의 중대한 도전’으로 비쳐줘 윤리적 논란이 드세게 일었어야 하지만 , 어떻게 된 일인지 한국의 종교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아마도 많은 수의 기독교인조차도 “그깟 난자 좀 쓰면 어때서..”란 세인들의 반응에 심리적으로 동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윤리적이거나 비도덕적인 것을 “그깟”이란 한 마디로 일축할 수 있는 도덕적 불감증이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도덕적 현 주소 이다.

황 교수는 솔직해져야

이 문제는 황 교수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서 한국 사회의 도덕성 문제로 비화하였다.처음부터 한국의 언론들은 황 교수의 도덕적 책임 보다는 ‘왜 섀튼이? , 왜 미국의 언론이 ?’ 라는 부분에 사건의 초점을 맞춤으로서 황 교수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국제 사회가 한국 사회에 대한 도덕적 불신만을 증폭시키는 촉매로서 작용하였다. 황 교수가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해명하고 진상을 밝히지 못한다면 앞으로 이어질 황 교수의 연구나 한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줄기세포허브’사업은 결국 국제사회의 냉대 속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

‘천만달러의 소녀 위 성미’가 치룬 혹독한 프로 데뷔전 을 기억할 것이다. 어쩌면 실수였을 지도 모르는 규정위반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표독하게 결백을 주장한 위 성미는 불과 하루 만에 실격처리 되었다.위성미가 실격된 후 ‘룰을 존중 한다’ 는 입장을 밝혔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그나마 자신을 위해 다행스런 일이다. 만약에 같은 일이 또 한 번 반복된다면 그 결과는 위성미가 프로선수로서의 골프인생을 접는 결과로 마무리 될 것 이다.

이번 논란을 불식시키는 가장 중요한 해법이 황 교수의 솔직한 고백에 있음을 황 교수 스스로가 알아야 한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제까지의 잘못은 실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거짓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 이다.거짓말은 그 사람의 신뢰에 관한 문제이며 황 교수의 진실게임은 이젠 우리 사회의 신뢰에 관한 문제로 비화하였다.그래도 “그깟 난자 좀 쓰면 어때서..”라고 일축할 수 있을 것 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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