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24 15:41
수정 : 2005.11.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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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교수 난자수급 관련 기자회견 2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수의대학 강당에서 열린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에서 황교수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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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회견 “줄기세포 소장 등 사퇴 백의종군”
황우석 교수는 2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 연구원의 난자는 물론 불법적인 난자를 이용한 사실을 시인했다.
황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 들머리에 “국민 여러분들께 반갑고 가치있는 연구 결과를 보고드려야 할 자리에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한 말씀을 드리게 돼 송구스럽다”며 “최근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그 동안 조사하고 분석한 사실을 그대로 말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황 교수는 두 연구원의 난자 제공과 관련해 “두 분의 여성 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라며 “(처음에는 몰랐다가) 2004년 5월 <네이처> 도쿄특파원이 연구팀 중 한명이 ‘난자를 제공했다고 밝혔다’면서 확인을 요쳥해 두 여성 연구원에 물었더니 ‘난자를 제공했다’고 확인해 주었다”고 시인했다.
“연구원 ‘프라이버시’ 요구…네이처에 사실 못밝혀”
황 교수는 “<네이처> 보도 당시 연구원들의 난자가 제공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어야 했으나 제공자 한 명이 매우 강력히 프라이버시 보호를 요청했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제공된 연구원 난자 때문에 윤리문제가 제기되는상황이 답답하여 <네이처>에 사실과 달리 답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황 교수는 “당시 연구에는 많은 난자가 필요했지만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난자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두명의 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대학원생이었기 때문에 교수 입장에서 그 의사를 받아들일 수 없어 세 차례 거절했다”고 밝혔다. 여성 연구원들의 난자 제공 사실을 직접 알지 못했으며 난자 제공을 요구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또 “미즈메디를 통해 공급된 난자 가운데 일부가 특별한 방법으로 조달된 것은 사실이었고, 이를 노성일 이사장이 2005년 10월말 모 방송국의 프로그램 취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혔다’고 전화로 알려와 알게 되었다”며 “결과적으로 그런 난자가 사용된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특별한 방법으로 난자 조달된 것 나중에 알게 되었다”
황 교수는 “미즈메디를 통해 많은 난자가 공급되는 상황이라서 이들 중 일부는 특별한 방법으로 조달되지 않았을까 의구심이 들었다”며 “노성일 이사장 특유의 직선적이고 솔직담백한 답변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 난자들이니 연구에만 전념하라는 말씀에 더 이상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과정에 대한 어려움과 심리적 부담감도 토로했다. 황 교수는 “우리가 수행하는 연구는 매단계 세계 최초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 연구팀은 ‘눈 덮인 들판에 첫 발자욱을 남기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연구에 임했다”며 “그러나 현재 법 규정이나 윤리항목에 비춰 과거 통찰이 부족한 것이 있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윤리와 과학은 인류 역사를 이끄는 두 수레바퀴”라며 “과학도 윤리의 테두리 내에 있으나 현실은 앞서간 과학을 윤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과학과 윤리 사이의 현실적 거리를 안타까워했다.
황 교수는 “현재 환자연구용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것은 우리밖에 없고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것도 우리 밖에 없다”며 “앞으로 세계적 기준에 비춰 냉정하고 신중하게 연구해야 한다는 뼈 아픈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모든 논란과 파문의 책임은 나에게 있고, 국민에게 속죄하는 심정으로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을 비롯해 모든 겸직을 사퇴하겠다”며 “현재의 심정으로 모든 연구직을 사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으나 국민들이 보여준 따뜻한 성원과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에 보답하기 위해 순수한 과학도로서 길만 걷겠다”고 밝혔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김미영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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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교수 일문일답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24일 '난자 출처 의혹'과 관련, "우리가 어렵사리 개발한 기술을 좀더 발전적으로 승화시킨다면 언젠가는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 있어서 지도적 위치에 다시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날 난자 출처 의혹을 설명하기 위해 서울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저희가 확인하고 재검토한 바로는 밝혀진 의혹 외에 추가적인 의혹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비장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다음은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 특허권 관련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먼저 특허권을 제안했다고 하는데, 황 교수는 노 이사장이 먼저 50% 특허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줄기세포 연구에는 세가지 축이 있다. 하나는 가장 귀중한 실험재료인 난자의 공급부분이고, 두번째는 난자와 환자의 세포를 이용한 체세포 핵이식 과정이다. 세번째는 여기에서 만약 복제된 배아가 만들어졌을 때 이를 줄기세포로 배양하는 기술이다. 이 가운데 난자의 공급과 줄기세포로의 배양은 노 이사장의 연구팀이 거의 전담할 정도로 기술적 노하우를 갖고 이 실험을 이끌었다. 우리의 연구는 미즈메디병원의 체세포 핵이식 기술과 나와 실험실 요원들이 했던 줄기세포 배양 기술이 우리 연구팀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논문에 대한 기여도로 본다면 미즈메디병원이 우리 연구팀 못지 않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가 어느 정도 제한되어야 한다는 판단 하에 논문 공동저자를 제의했을 때 노 원장은 이를 양보했고, 연구소장이었던 윤현수 박사께서도 후진 학자들을 위해 양보를 해줬다.
따라서 노 이사장의 기여도에 따른 보상을 어느 정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 특허지분 50%를 내가 먼저 제안했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서울대가 국립기관이기 때문에 특허권을 국가를 대신해 서울대 산학기관이 소유, 관리하게 되더라. 지분을 50:50으로 했을 때 충돌문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 노 이사장에게 40%로 줄여줄 것을 부탁했다. 그래서 서울대 산학재단이 60%, 노 이사장이 40% 지분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줄기세포 소장직 뿐 아니라 모든 겸직과 공직을 사퇴하면 장애인들과 난치병 환자들의 실망이 클 텐데.
=직함을 사퇴하는 문제는 지금부터 한시간 전에 나 혼자 결정했다. 이 회견문도 이미 여러 차례 준비를 했었으나 나 혼자 한시간 전에 다시 만들었다. 국민이나 과학을 사랑하고 과학에 희망을 걸고 있는 많은 꿈나무들에게 내가 윤리적 측면에서 있어서는 안될 충격을 준 것을 생각한다면 마지막 남은 연구직에서라도 사퇴해야 되는 것 아닌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연구현장까지 벗어나는 것이 여태껏 나를 비롯한 연구팀에 베풀어준 국민들의 소중하고 따뜻한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내 능력이나 이룩한 결과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교만하고 또 나의 본분을 일탈하는 일이 많지 않았었나 후회와 반성을 했다.
내가 이제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지금까지 이루지 못한 내 실험실에서의 숙제 몇 건을 더 해결하고 떠나는 것이다. 이것이 국민 여러분이나 젊은 과학 꿈나무들에게 그나마 속죄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연구팀은 내 동료 과학자들 가운데 훌륭한 리더쉽과 통찰력을 지닌 분이 지휘봉을 받게 될 것이다. 국민 여러분이 내게는 모진 매를 내려주시되, 다시 환골탈퇴하겠다는 연구팀에게는 한번 더 사랑의 성원을 보내달라. 그렇다면, 우리 연구팀은 국민 여러분이 베풀어준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섀튼 교수와 결별했는데, 앞으로 섀튼 교수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이며 피츠버그대학에 파견나간 학생들의 거취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인지.
=섀튼 박사는 그동안 부족한 나와 우리 연구팀에게 연구의 전체적인 흐름을 잘 잡아 이끌어줬고, 나온 결과를 과학적으로 잘 해석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논문으로 이끄는데 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 분이 지닌 국제적 각종 네트워크가 우리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 결별선언의 정확한 이유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불가피한 사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인간이란 언제나 어떤 일이 있을 때 헤어지기도 하지만, 그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우정을 되찾고 미래를 향한 발전적인 협력을 한다. 우리 관계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현재는 나도 매우 슬프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피츠버그대학에 가 있는 세 명의 한국 과학자는 내가 추천해서 보낸 사람으로 그 능력면에서 국제적으로 가히 손색이 없다. 그 중 한 명을 제외하고는 소속이 피츠버그 의과대학으로 되어 있는데, 이 문제는 피츠버그 의대와 그들을 지도하는 교수와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
-방송에서 제기된 의혹 외에 또다른 의혹이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황당한 루머가 있는 것 알고 있다. 그동안 괴롭고 외롭고 견디기 힘든 나날이었다. 하지만 과학 결과는 한두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의 공동작업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과학의 결과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과학자들에 의해 객관적 판단을 받게 된다. 하지만 연구책임자인 내가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일일이 챙긴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검토를 해본 결과 일부 미흡한 측면이 있었고 이는 바로 교정을 요청했다. 그 외에 현재까지 우리가 확인하고 다시 재검토한 바로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 기자회견이 세계줄기세포 연구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며, 한국의 지도적 위치는 어떻게 되나.
=매우 착잡하다. 현재의 위치에 오르는 것이 결코 우연에 의해서 단시간에 얻어진 결과도 아니었고, 운좋게 떨어진 열매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몇개 연구팀들의 헌신적인 공동참여가 바탕이 됐다. 매일 새벽 6시5분이면 이 연구의 핵심요원들이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실험실에 모여서 현미경과 모니터를 켜놓고 최선의 배양방법은 무엇인지,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정성을 다 기울였다. 우리만으로 해결방안이 안 나올 때는 이를 즉시 미국에 보내 지혜와 아이디어를 보태기도 했다. 연구 결과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세계에서 여러 인사들이 찾아왔을 때 우리가 보여준 연구 결과를 보고 탄성을 질렀을 때 나는 우리 대한민국도 해낼 수 있다고 하는 민족적 자신감을 맞봤다.
하지만 이 연구 업적과 별개로 절차상의 미흡함과 윤리적 상처는 하루 아침에 치유될 수 없을 정도로 심대하다는 것을 안다. 아마 지금쯤 내가 이 일을 시작해 똑같은 과정을 밟았더라면 이같은 실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저 내 눈앞에 일과 성취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다. 한 템포를 늦춰가더라도 국제적 윤리요건에 맞춰야 한다는 소중한 진리를 성찰할 여유가 내게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보니 오늘과 같은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가 어렵사리 개발한 이 기술은 무의상태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기술은 개발하면 이미 확립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팀들은 다시 의지와 힘을 보태 우리가 어렵사리 개발해 놓은 이 기술을 좀더 발전적으로 승화시킬 것이고, 언젠가는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 있어서 부끄러움 없이 지도자적인 연구 위치를 되찾을 것이라고 희망해 본다.
-제공받은 난자에 대한 의구심은 없었나.
=솔직히 한두개도 아닌 수많은 난자들을 어떻게 공급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아한 생각은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난 의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난자 채취 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도 없고, 그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자세히 참여할 수가 없다. 또 이런 실험을 함에 있어 난자 채취기관과 실험기관은 엄격하게 분리되도록 규정이 되어 있다. 우리가 난자를 공급받을 때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오로지 고유번호밖만 받는다. 이 난자가 어느 분한테 왔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또 그것을 물어봐서도 안된다. 노성일 이사장은 원리원칙주위자다. 그분은 어떤 경우에도 의사는 의사로서의 직무수행 중에 얻게된 환자의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의식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난자와 관련된 정보를 물어보지도 못하거니와 물어보면 나를 상당히 나무랐을 것이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분 특유의 간단명료한 답이 있다. “이 일은 내가 책임질 일이잖아. 내가 알아서 하는 거다. 당신은 당신 몫이나 하면 되는 것이요.”
-연구원이 네이처 취재에 응한 상황에서 연구원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데.
=연구 참여자가 난자를 제공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어긋난다는 것 자체를 나도 그렇고 연구원도 몰랐다. 아마 이 자리에 있는 많은 의대 교수들도 1964년 헬싱키 선언이 있었다는 것을 거의 모를 것이다. 윤리적 문제도 금년에서야 알았다. 그런데 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할 당시에는 일은 안되고, 난자는 없고, 또 외국에서 이런 연구를 이미 했음에도 아무데서도 성공을 못해 난공불락이라고 여겼었다. 그런데 우리가 그일을 하고 있었다. 아마 그때 내가 여성이었다면 내 난자를 뽑아서라도 실험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을 거다. 연구원도 그러한 심정을 난자 제공 사실을 묻는 <네이처> 기자에게 말했다고 하더라. 이와 관련된 자세한 상황은 지금부터 열흘 전 그 남편과 함께 찾아온 당사자로부터 자세히 들었다. 윤리적으로 잘못됐다는 생각 없이 사실대로 답변했는데, <네이처> 기자가 꼬치꼬치 물어 나중에 큰 문제로 비화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우려 때문에 추후에 부인을 했다고 한다.
-줄기세포연구는 향후 어떻게 되나.
=전체적인 계획이나 그림은 추후 선정될 이 연구팀의 총괄책임자가 그리지 않을까 싶다.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마지막 반성의 자세로 연구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기회를 갖고 싶다. 나는 내 실험실에서 내가 맡은 영역 가운데 좀더 개발해야 할 몇가지 숙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사죄와 함께 부탁드린다. 국민들 사이에서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따스한 성원과 마음이 지금처럼 이렇게 굳은 때가 없었다. 이 불길이 식지 않을까 정말 걱정이다. 정부도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도 과학기술 예산에 많은 정책적 배려를 하고 과학자와 미래 과학자를 위해 여러 가지 발전적 정책을 내놓고 있는 이 시점에 나의 미숙함과 옹졸함이 모처럼 찾아온 이 기회를 상실하지 않을까 그것이 무엇보다 걱정이다. 이제부터는 나무랄 것이 있다면 그 채찍과 돌팔매를 나 하나로 몰아달라. 어려운 처지에도 불구하고 과학에 헌신을 기울이고 있는 많은 과학자들과 미래 과학에 자기의 일생을 바치겠다는 꿈을 가꾸고 있는 어린이들의 뜻이 제발 꺾이지 않도록 해 줄 것을 국민 여러분, 정부와 언론에 간곡히 부탁드린다. 거듭 사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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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석 교수 기자회견문 전문
1. 여성 연구원의 난자 제공에 대해서
저희 연구팀은 2002년 말부터 2003년에 이르기까지 인간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이식하여 줄기세포주를 만들었고 그 특성을 검증하여 결과를 2004년 2월 사이언스지에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연구를 위해 총 16명의 여성들이 난자를 제공했으며 그 중 242개 양질의 난자를 이용하여 1개의 줄기세포주를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여성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하였다는 의혹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두 명의 여성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한 것은 사실입니다. 당시의 연구에는 많은 난자가 필요했지만 줄기세포 확립에 성공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난자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 연구에 참여 중이었던 한 여성 연구원이 제게 찾아와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 연구원이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나이 어린 대학원생이었기 때문에 아무리 난자가 부족한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교수 입장에서 그 의사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 뒤에도 난자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이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두번 더 밝혔으나 저는 거절했습니다. 또 다른 여성 연구원 한명도 약 1개월 반 후 비슷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이후 2004년 5월 <네이처> 기자가 연구팀의 연구원 중 한 명이 난자를 제공했다고 밝혔다면서 제게 확인을 요청하였습니다. 저는 두 명의 연구원에게 사실여부를 물어봤습니다. 그 분들은 난자를 제공했다고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난자 제공이란 여성으로서는 민감한 사안이므로 공개되길 원치 않는다고 제게 밝혔습니다.
저로서는 네이처지에 당시에 본인은 몰랐지만 결국 연구원들의 난자가 제공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어야 했음에도 제공자 한명이 매우 강력히 프라이버시 보호를 요청했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제공된 연구원 난자 때문에 윤리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 답답하여 네이처지에 사실과 달리 답변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그 사실을 있는 대로 털어놓았다면 국민 여러분에게 지금같은 염려를 드리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듭니다.
2. 미즈메디병원의 난자제공과 관련하여
2002년 3월경 저는 노성일 이사장과 서울의대 문신용교수와 함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연구에 온 힘을 기울이기로 뜻을 같이 하였습니다. 당시 미즈메디 병원은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있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고 있었으며 불임 클리닉 운영을 통해 난자와 관련된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난자의 획득도 가능하여 이 두 부분을 책임지고 저희 연구팀은 체세포 핵이식 분야를 맡기로 역할 분담이 되었습니다.
노 이사장의 이러한 기여는 우리 연구에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후일 특허권에 대한 지분도 공유하게 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두 개도 아닌 많은 난자가 미즈메디 병원으로부터 공급되는 상황에서 이들 중 일부라도 특별한 방법에 의해 조달되지 않겠는가라는 의구심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 이사장 특유의 직선적이고 솔직담백한 답변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 난자들이니 연구에만 전념하라는 말씀에 더 이상 확인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한 난자중에 노 이사장이 실비제공에 의해 취득한 난자가 있음을 직접 확인한 것은 지난 2005년 10월말 모 방송국의 프로그램 취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혔다며 저에게 전화를 해 와서 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본의 아니게 그러한 난자가 사용되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현재 저희들이 수행하는 연구는 매단계마다 세계 최초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저희 연구진들은 눈 덮인 들판에 처음 발자국을 남기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재 법규정이나 윤리항목에 비추어볼 때 과거 저희들에게 깊은 통찰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윤리와 과학은 인류문명을 이끌어가는 두 수레바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연구는 윤리의 테두리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현실은 앞서가는 과학을 뒷받침하는 윤리규정이 마련되지 못하는 예가 드물지 않습니다.
저희들의 연구도 그와 같은 경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저희들의 2005년도 사이언스 논문은 국제적 윤리기준에 부합되도록 생명윤리학자들의 도움도 받았고 검증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환자유래 줄기세포주 확립에 성공한 나라는 저희밖에 없으며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보유, 공급할 수 있는 나라도 저희밖에 없습니다. 줄기세포 연구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변함없이 성원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번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응하여 냉정하고 신중하게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본 연구를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본의아니게 어려움을 겪고 있을 한양대학교 기관윤리심의위원회와 미즈메디 병원 연구진들에게도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모든 논란과 파문의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속죄하기 위해 오늘부터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비롯한 정부와 사회 각 단체의 모든 겸직을 사퇴합니다.
현재의 심정으로는 연구직까지도 사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보내줬던 따뜻한 성원과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등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오로지 순수한 과학도로서의 길만 걷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어떤 질책과 비판 그리고 충고도 달게 받겠습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과 국내외 과학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005.11.24. 황우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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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 교수 연구팀의 체세포줄기세포연구를 위한 난자수급 자체 조사 작성자: 서울대 수의과대학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조사근거 및 경과
보건복지부는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 제9조 제 3항에 따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가 같은 법 제2항에 근거하여 황우석교수 연구팀의 체세포줄기세포연구를 위한 난자 수급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를 2005. 11.23 보고 받았습니다.
IRB는 전·현직 연구원들 34명에 대한 진술서 징구, 당사자들에 대한 전화통화 및 직접대면 조사, 각종 언론보도자료 수집 및 분석 등 법적 권한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조사되었습니다.
조사결과
연구팀은 2004 사이언스 논문 연구시 미즈메디 병원(이사장: 노성일)으로부터 난자를 제공 받았으며, 노성일 이사장은 2003년 말까지 난자제공 일부 여성에게 평균 150만원 상당을 지급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노성일 이사장은 연구팀에 난자를 공여할 때 기증자로부터 동의서까지 받아 문제가 없는 난자임을 명백히 확인해 주었으며, 황우석 교수는 일부 난자제공자에 대해 실비 등이 지급된 사실을 최근에 인지하게 되었음.
여성연구원 두명이 난자를 기증하였으며, 이들은 연구에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연구열에 기초한 자발성에 터 잡아 자신의 희생으로 연구 성과를 이루려고 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난자를 제공한 여성연구원은 2004년 5월 네이처지의 난자제공을 인정한 1차 답변 후 자신이 이 사안의 중요성을 깨닫고 스스로 번복 인터뷰를 하였으며, 이후 황우석 교수는 연구원들과 면담하였고 연구원들은 난자 제공사실을 시인하였던 것으로, 그 시점이 2004년 5월말경입니다.
두 연구원 이외의 또 다른 난자기증 사례는 없었으며, 연구팀내에서 은연중에 난자기증 요구 분위기 등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검토의견
노성일 이사장이 제공한 금 150만원상당을 지급하고 취득한 난자를 연구팀에 제공한 것과 소속 여성연구원들이 난자를 제공한 내용은 현행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법률 제7413호, 2005년 1월1일 시행) 발효 이전에 발생한 사실들로 법규정 위배는 없습니다.
당시 국·내외적으로 난자제공 문제만을 특정하여 정한 윤리적 가이드 라인은 존재하지 않고, 의학적 실험시에 일반적으로 원용되는 헬싱키 선언의 내용도 고용·피고용등 특수관계인 경우라고 하여 실험 제공 등이 절대적으로 불가능 한 것으로 전면 금지한다는 것이 아니고, 내재적인 기준에 입각하여 신중을 기하라는 것으로, 본 사안이 헬싱키 선언에 배치된다고 할 수도 없다고 판단됩니다.
더욱이 본 연구원의 경우는 연구책임자의 불가권유를 수용하지 않고 본인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난자를 제공한 바 서양과는 문화적인 차이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결국 본 사안에 대하여는 법규정과 윤리지침의 내재적 근본요소에 입각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됨. 이 경우, 첫째, 강요나 회유에 의한 것이 아니고, 둘째 영리목적의 대가관계에 기초한 것이 아니였기에, 윤리준칙위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고, 본건은 결국 인간의 존엄성과 존재가치에 대한 동·서양 문화차이에서 연유한 것이 큰 이유중의 하나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결론
IRB의 결과보고서를 근거로 볼때 연구팀의 난자 수급과정에서의 『법규정 및 윤리준칙위배 사실은 없었음』이 인정됩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향후에는 난자획득절차에 대한 법규정과 윤리준칙을 구체적으로 명백히 제정할 것이며, 둘째, 난자획득공공기관 신설 및 난자획득을 위해 결성된 민간단체에 대한 감독강화와 함께 지원책을 마련하고, 연구팀의 연구결과 및 과정의 공정성, 투명성 및 윤리적지침 준수 등을 명확히 지킬 수 있는 별도의 행정지원체계를 구축하도록 촉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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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석 박사는 누구인가?
- 이름 : 황우석 - 출생 : 1952년 12월 15일 - 신체 : 키 170cm, 체중 70kg - 출생지 : 충청남도 부여 - 학력 : 서울대학교 수의학 - 업적 2004년 2월 인간 배아(胚芽) 줄기세포 복제 성공 2004년 6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심의위원회 위원장 2004년 9월 서울대 수의과대 수의학과 석좌교수 2004년 10월 세계최초 원숭이 배아복제 성공 2005년 5월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해서 배아줄기세포 생산에 성공 -수상 2004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2005년 최고과학자위원회 제1호 최고과학자 2005년 세계기술네트워크 생명공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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