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줄기세포는 되고 배아줄기세포는 왜 안되느냐” 일갈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지관 총무원장은 3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불교생명윤리 정립을 위한 공개 심포지엄'에서 치사를 하면서 "부처님은 아픈 사람에게 자신의 팔이든 뭐든 다 내주라고 하셨다"면서 "황 교수 논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면 불교는 죽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또 불교계 언론인 법보신문에 따르면 1일 열린 '생명나눔의 날' 행사에 참석한 지관 총무원장은 "불교적 교리에 입각해 황우석 박사를 지지해야 하고, 황 박사의 연구성과를 경전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장 전 총무원장이 열반 전인 6월 황 교수를 격려 방문하고 최근 불교계 단체들이 황 교수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지관 총무원장의 이번 발언은 불교계가 위기에 빠진 황 교수의 '구원투수'로 나서는데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강화도 전등사 신자인 황 교수는 지난해 조계종이 제정한 '자랑스런 불자상'을 수상했으며, 칩거 중인 최근에는 서울 시내 모 사찰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불교와 인연이 깊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주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 지관 총무원장은 예정된 시간을 넘기자 "5분만 더 얘기하겠다"고 자청하면서 황 교수와 그의 연구에 대한 불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지관 총무원장은 "황 교수가 왜 연구를 하고 있느냐.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하는 것"이라며 "황 교수의 연구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지금 만약 자신의 한쪽 팔이 없다면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관 총무원장은 이어 "법망경이라는 경전에 따르면 부처님은 배고프고, 헐벗고, 병든 세 가지 고통 가운데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아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아픈 자들을 구하기 위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연구한다면 아무 것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나아가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대신 성체줄기세포 연구 지원에 나서고 있는 특정 종교의 움직임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부처님이 자기 몸까지 보시하신 판에 성체줄기세포는 되고 배아줄기세포는 안된다는 것이 말이 되는냐"고 반문하고는 "엄연히 동양과 서양의 윤리가 다른데 기독교는 서양윤리를 그대로 들여와 우리 나라에 적용하려 하고있다"고 말했다. 지관 총무원장은 "대승적 입장에서는 땅덩어리도 무생물도 허공도 중생도 모두 부처님의 몸이자 곧 생명이 있는 것"이라며 "배아줄기세포만 생명이라는 그들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관 총무원장은 황 교수의 난자 취득과정상 윤리 논란을 의식한 듯 "불교의 자비 사상에 입각해 본인이 남에게 주어야되지 돈을 주고 사거나 남에게 희생을 강요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지관 총무원장은 "생명에 관한 연구는 법적, 윤리적, 불교교리적 뒷받침 하에서 이뤄져야한다"며 "그러므로 아직 초보적인 단계인 불교교리를 더욱 발전시켜야하며, 오늘 심포지엄이 그 출발점"이라며 말을 끝맺었다. 약 200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심포지엄은 불교생명윤리정립연구위원회 소속 13명의 연구원들이 지난 2년여 동안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고 대중적인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불교의 세계관, 인간관, 생명관, 윤리관 등의 총론과 생명조작, 사형, 안락사, 뇌사, 장기이식, 낙태 등의 각론에 대한 연구내용이 발표됐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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