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가 '황우석 사단'에서도 내로라하는 실력을 가진 PㆍKㆍP(여) 등 3명의 연구원을 추천이나 파견 형식으로 섀튼 교수밑으로 보낸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P 여성 연구원은 가장 먼저 황 교수가 파견한 연구원 자격으로 섀튼 교수의 실험을 돕고 있다. 그는 익명으로 황 교수팀에 난자를 제공한 당사자이기도 하나 난자파문이 터지면서 잠적한 뒤 현재까지도 행방을 감추고 있다. 다른 PㆍK 연구원은 미즈메디병원 소속 연구원으로 황 교수팀에서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하다 박사후과정(포스닥)으로 섀튼 교수 연구실에 정식 직원으로 채용돼 일하고 있다. 이들의 거취와 관련해 황 교수는 "1명(여성 연구원)을 제외하고는 소속 자체가 피츠버그 의대이며, 피츠버그대와 협의 과정도 있고 직접 지도하는 새튼 박사와 상의도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기술유출의 우려를 무릅쓰고 이들 연구원을 섀튼 교수에게 맡긴 것은 그 만큼 황 교수가 섀튼 교수와의 관계를 중요시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유대인 출신의 섀튼 교수는 미국내 유대 자본과 과학자 집단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섀튼 교수도 이에 부응하듯 황 교수를 데리고 미국 의회 의원들을 만나면서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미국연방연구기금의 투입 필요성을 설득하고 다녔다. 심지어 섀튼 교수는 "이렇게 가다가는 내가 한국사람이 될 것"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친한파 인사였다. 섀튼 교수의 이런 배경으로 황 교수는 세계줄기세포허브 등 줄기세포연구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섀튼 교수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섀튼 교수의 결별에 PD수첩의 취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이에 대해 곧바로 MBC가 PD수첩의 강압, 함정, 회유성 취재과정의 잘못을 공식 사과하면서 섀튼 교수가 어떻게 나올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지금 당장으로서는 섀튼 교수가 특별한 화해 제스처를 보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는 황 교수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현재 진행형인데다, 미국내에서 생명윤리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이다. 황 교수가 연구원 제공 난자와 보상금 지급 난자를 사용했다는 점을 시인하고 사과하기는 했지만, 지금으로서는 국제 과학계가 정서상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성과에 대한 진위 공방까지 불거져 한때 황 교수가 최악의 궁지로 몰렸던 상황을 감안할 때 섀튼 교수로서는 황 교수와 다시 손을 잡고 싶어도 당장은 힘들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아무튼 모든 사태가 진정되고 난 뒤 황 교수는 어떤 형식으로든 섀튼 교수와의 관계를 다시 복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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