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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11 19:09 수정 : 2005.12.12 08:47

‘황교수팀 연구원 녹취록’ 공개 파문 4일 ‘중복사진’ 관련 처음엔 보도안해 10일 “우리에게 숨겼다” 뉴스뒤 삭제

“사진조작” 증언 듣고도 취재윤리만 집중보도
황 교수팀서 검증 맡긴 제3언론기관 추측도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취재 윤리를 비판하는 보도를 했던 뉴스채널 <와이티엔>이 ‘사진 조작’ 여부와 관련한 김선종 연구원의 말을 듣고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와이티엔은 김 연구원이 이에 대해 거짓 증언을 했다고 보도했다가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보도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여론 줄타기’를 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지난 4일 와이티엔은 “연구원들의 중대 발언은 없었다”, “피디수첩이 취재 목적을 속이고 몰래카메라로 녹취했다”는 등 피디수첩의 취재 윤리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그러나 사안의 본질로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사로 떠오른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진위 문제에 대한 인터뷰 내용은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 와이티엔은 “2번, 3번 그림을 많이 만들어서 황 교수께 보내드린 것은 사실이며 그대로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김 연구원의 인터뷰 내용을 이날 오후 3시께 보도하면서 녹취록의 “황 교수가 지시했고, 보낸 그림을 황 교수가 그대로 사용을 하셨으면 그거는 과학자의 양심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는 부분은 제외했다. 와이티엔은 이날 저녁 7시께 이 부분을 보도하기는 했으나, 김 연구원이 피디수첩 취재진에게 말한 “방송에서 잘라 붙여지면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가정형 대답” 가운데 하나로 소개했을 뿐이다.

그러나 지난 10일 와이티엔은 돌연 피츠버그대의 한 한국인 교수의 말을 따서 “김 연구원이 황 교수의 지시나 요청에 따라 줄기세포 사진 2장을 11장으로 늘린 것으로 알고 있으나 와이티엔 인터뷰에서는 이런 사실을 숨겼다”고 보도했다. 이어 인터넷 사이트에 오른 이 기사를 삭제하고, 다시 김 연구원을 인터뷰해 “이 교수를 만나거나 인터뷰한 적이 없으며 무슨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또 “피디수첩 녹취록에도 중대 발언이라 할 만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애초 황 교수팀이 다시 검증을 맡겼다고 밝힌 ‘제3의 언론기관’이 와이티엔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와이티엔도 한쪽 입장만을 대변하는 부적절한 보도 태도를 취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피디수첩과 황 교수팀의 만남에 참석하고, 피디수첩 제작진을 만나 “2차 검증에 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하며 황 교수의 ‘대리인’으로 활동한 윤아무개(44)씨가 와이티엔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는 점이 주요 근거로 떠오른다.

와이티엔의 김 연구원 인터뷰가 언론의 통상적 방식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 또한 하나의 근거로 제시된다. 안규리 교수 등과 함께 미국으로 동행해 김 연구원을 인터뷰한 김진두 와이티엔 기자는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피디수첩 제작진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풀로 다 얘기를 했다. 추가 질문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상세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황 교수팀 연구 내용의 진위보다는 피디수첩의 취재 윤리 문제에 중점을 두고 인터뷰에 나서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이 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익진 와이티엔 사회부장은 “인터뷰 때 피디수첩이 확보했다는 중대 증언에 대해 물었으며, ‘사진을 여러 장 찍어 황 교수에게 줬지만 모두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김 연구원 말이 중대 증언이 아니라고 해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사진 부풀리기 “해선 안돼” - “관례적”

PD수첩-YTN ‘연구원 말바꾸기’


피디수첩-YTN 연구언 녹취록 비교


<와이티엔>이 김선종 연구원을 인터뷰한 녹취록 전문에는 큰 파장을 부른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취재 윤리 위반 부분 외에 와이티엔이 자세히 보도하지 않은 ‘사진 부풀리기’와 관련한 진술도 눈에 띈다. 줄기세포 자체의 진위나 줄기세포 2개를 11개로 늘려 논문에 발표했는지 등 핵심을 언급하고 있지는 않으나, 이를 풀어갈 실마리가 담겨 있어 중요한 대목이다.

문제는 피디수첩과 와이티엔 양쪽이 40여일을 사이에 두고 벌인 인터뷰에 상반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피디수첩의 인터뷰에선 강압적 분위기 탓에 일부 왜곡·강요된 진술이 있으리라는 판단도 있으나, 같은 사안에 대해 “굉장히 큰 파문이 일 만한 일”과 “관례적인 일”이라고 다르게 얘기하는 데서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

김 연구원은 지난 1일(미국 현지시각) 와이티엔 취재진에게 “관례상 그림을 많이 만들어서 황 교수님께 보내드리면 거기서 가장 좋은 그림을 셀렉션(선택) 하시고 그 그림으로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게 관례라고 (피디수첩에)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디수첩 쪽에 지난 10월19일 한 말은 황 교수의 지시 부분 외에 다른 부분이 많다. 피디수첩 쪽 녹취록을 보면, 와이티엔에 밝힌 것과는 달리 “(이런 사실 등이 밝혀지면) 논문에 들어간 사람들 모두가 파장이 있을 것이다. 이대로 나가면 황 교수뿐만이 아니고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커지고… 국가 이익까지도 생각을 하셔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주로 생명과학 분야 석·박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postech.ac.kr)에는 김 연구원 발언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을 많이 찍으라고 지시했다는 것만으론 조작의 직접 증거가 되지 못한다”(아이디 lemo 등),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한 걸 볼 때 연구원의 윤리상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음을 김 연구원이 인지하고 있었다”(aste 등), “유도질문을 통해 피디가 답변을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었다” 등으로 해석이 분분하다. 김진철 기자


‘PD수첩’ 2탄 올안 방송될 듯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한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후속 보도가 올해 안에 방송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방송은 11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전반적인 현 상황과 대처 방안을 검토하고, 특히 피디수첩의 후속 보도 방영 시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했다.

문화방송 고위관계자는 “황 교수가 서울대의 재검증을 받겠다고 결정해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며 “추이를 신중히 봐가며 올 안에 방송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방송 홍보팀은 “후속 보도가 공식적으로 결정되지 않았고 방송을 유보한다는 기존 입장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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