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14 19:42
수정 : 2005.12.14 22:37
“정확성 의심·일부 조작 증언” 공동 저자 24명에 편지
국제 과학계 “공동 검증”…서울대 조사위 이번주 가동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는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에게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철회할 것을 권고했다고 사이언스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이언스는 이날 언론에 보낸 성명과 인터넷 기사를 통해 “섀튼 교수가 자신을 2005년 논문 저자에서 빼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왔다”고 밝혔다. 피츠버그대도 이날 섀튼 교수가 “제1 저자인 황 박사와 다른 공저자들도 논문을 철회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사이언스에 보냈다며 편지 원문을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섀튼 교수는 “논란이 되고 있는 수치·표를 면밀히 검토해본 결과, 논문의 정확성에 큰 의구심을 갖게 됐다”며 “지난주말 실험에 참여했던 한 사람한테서 논문의 일정 부분이 조작됐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내용의 전자우편을 한국인 공동저자 24명에게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이언스는 “어떤 저자도 이름을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고, 논문 취소는 모든 저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이언스는 또 이언 윌머트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 등 8명의 과학자가 황 교수 논문 논란과 관련해 과학계의 자체 검증을 제안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이언스는 성명에서 “이들 과학자가 ‘한국 언론이 제기한 실험의 타당성에 대한 의혹들은 과학계 안에서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다’며 ‘황 교수팀이 우리와 함께 세포 라인의 핵과 미토콘드리아 유전자형이 원세포 제공자와 일치하는지 독립적 검증을 할 것’을 제의했다”고 전했다. 윌머트 교수의 돌리복제 공동 연구자인 앨런 콜먼 박사는 “얼마나 많은 줄기세포 라인이 원세포 제공자와 일치하는지를 증명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고 사이언스는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는 14일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에 대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선임했고, 나머지 위원 선임도 사실상 마무리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날 “10명의 위원 가운데 위원장과 외부인사 2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의 조사위원이 결정됐다”며 “나머지 1명도 국외체류 중으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16일께 조사활동 방향과 내용, 기준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황 교수는 이날도 서울대병원에서 수의대 연구실로 출근했다. 황 교수는 이날 오후 6시께 연구실을 방문한 김희철 관악구청장에게 “조직적 음해세력이 나를 괴롭힌다. 논문은 모두 진실이며, 재검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김 청장이 전했다.
이근영 유선희 기자,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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