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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논문에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없다”고 밝힌 15일 저녁 황 교수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에 부인이 찾아와 황 교수를 만난 뒤 병실을 나서고 있다. 임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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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좀더 지켜보자”…여야 정치권 “당황.충격”
서울대 수의대 외부접촉 막아…생명공학계 “사이언스도 책임”
황우석 교수가 <사이언스>에 논문 취소를 요청하고, 줄기세포가 없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회 전체가 엄청난 충격과 놀라움 속에 빠져들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언론보도 내용을 보고받고 특별한 언급 없이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조기숙 홍보수석은 “관련 보도를 처음 보고 황당해지고 있다”며 “과학기술보좌관실을 중심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별다른 언급 없이 “좀 더 자세히 파악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이강진 총리실 공보수석이 전했다. 오명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은 이날 저녁 정부과천청사로 관련 국실장들을 불러 사실 확인과 함께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여야 정치권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영식 열린우리당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믿기 어려운 일이어서 당황스럽고 참담하다”며 “한국과 우리 과학계에 끼칠 악영향 등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수습할지 냉정한 이성을 바탕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온몸이 후들거릴 만큼 충격”이라며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우리 과학자들은 사기가 꺾이지 말고 과학 발전에 진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언론 보도가 사실일 경우 이런 충격적 결과는 성과주의에 매몰된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수의대는 이날 황 교수 연구 결과를 부정하는 보도가 이어지자 충격에 휩싸였다. 12일 황 교수가 다시 연구실로 출근한 지 사흘 만이다.
서울대 쪽은 15일 저녁 한때 수의과대 출입문을 폐쇄해 취재진뿐만 아니라 학생들까지 드나들지 못하게 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막았다. 서울대 쪽은 곧 수의과대 건물 후문을 열었으나 황 교수 연구팀의 연구실 앞에 포토라인을 설치해 취재진의 접근을 통제했다. 정진호 서울대 연구부처장은 기자들에게 “아직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인데 정말로 (줄기세포가)하나도 없다는 것인지, 보관 상태가 나빠 다 죽었다는 것인지 모르지 않느냐”며 “황 교수 입장이 나와야 학교 쪽에서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용 서울대 수의과대 기획실장은 이날 류판동 수의과대 부학장과 함께 건물을 빠져나가며 기자들에게 “황 교수와 강성근, 이병천 교수 외에는 사실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박세필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소장은 “체세포 복제 뒤 배아줄기세포 확립은 1~2개는 있을 것”이라며 “논문은 부풀려졌어도 한 개도 없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며 “기술력은 갖췄는데 데이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풀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박주희 기자, 필리핀/김의겸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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