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덩어리 2개로 석달만에 줄기세포주 확립 DNA 분석까지
김선종씨 “2005년 논문 제출때 줄기세포 2개뿐”서울대 조사위, 18일 황교수팀 직접 조사 황우석 교수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을 두고서도 조작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사이언스 쪽도 이 논문에 대해 검증 의사를 밝혔다. 또 황 교수는 2005년 논문에서 줄기세포 11개의 목표를 세워놓고 2개뿐인 줄기세포로 데이터 조작을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4년 논문도 연구 일정상 불가능’=‘난자 제공자의 체세포를 그 난자에 심어 줄기세포를 키웠다’는 황 교수의 논문도 그가 그동안 밝힌 연구 일정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논문은 2003년 12월9일 게재 신청돼, 2004년 3월12일 <사이언스>에 실렸다. 황 교수는 2004년 6월7일 관훈토론회에서 이 논문과 관련해 “2003년 가을 갑작스런 정전으로 콜로니라고 부르는 줄기세포군 100여 덩어리가 죽고, 2개만 남았다”고 밝혔다. 앞서 5월30일 서울대 강연에서는 “30개의 체세포 복제에 성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디엔에이(DNA) 검사를 통해 복제 확인을 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방문(12월10일)해 성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가 밝힌 대로라면, 황 교수팀은 2003년 가을 정전사태로 줄기세포 전 단계인 세포덩어리 2개밖에 없었는데, 12월 들어 줄기세포주를 확립해 디엔에이 분석을 마치고 논문을 완성해 같은 달 9일 게재 신청을 했다. ‘두 논문 모두 줄기세포 배양 및 작성에 불과 2~3개월’=전문가들은 2개의 콜로니밖에 없는 상태에서 3개월 만에 테라토마 검증과 디엔에이 분석까지 마치고 논문까지 완성했다는 것에 강한 의심을 나타냈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16일 “배아가 만들어져 진짜 줄기세포로 만들어지는 데는 3개월은 걸린다”며 “또 이를 가지고 테라토마 검증을 하려면 최소한 12주, 3개월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4년 논문이 조작된 2005년 논문과 일정이 흡사한 것도 의혹의 대상이다. 2005년 논문은 애초의 줄기세포가 훼손된 지 2개월 만에 줄기세포를 다시 수립해 3월15일에 게재 신청됐다. 전문가들은 2004년 논문과 2005년 모두 세포 배양 중에 정전이나 곰팡이 오염으로 사고가 나 큰 위기를 겪었다고 설명하는 것도 너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뉴욕타임스>와 과학전문 <뉴사이언티스트>도 2004년 논문 줄기세포의 디엔에이 지문 분석이 인위적이라며 조작 가능성을 보도했다. 도널드 케네디 사이언스 편집장은 17일(현지시각) 전화 기자회견에서 “조사 결과 올해 논문의 잘못이 지난해 논문과 연관돼 있는 것이 드러난다면 당연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제출 때까지 줄기세포라는 것은 2개만 존재’=황 교수팀에서 줄기세포 배양을 책임졌던 미국 피츠버그대의 김선종 연구원은 17일(현지시각) 피츠버그에서 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3월15일 사이언스에 논문 게재를 처음 신청할 때까지 줄기세포주는 2·3번 두 개밖에 수립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황 교수한테 2·3번 줄기세포 사진을 가져갔을 때 황 교수가 11개로 불리라고 얘기했다”고 확인했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가 논문 작성 전에 수립했다고 언급한 6개의 줄기세포주는 “논문 신청 뒤 4월까지 수립됐다”고 말했다. 또 3개의 추가 줄기세포는 “8월 말 미국에 가기 전까지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18일 황 교수를 직접 불러 조사하는 등 애초의 일정을 당겨 직접 본조사에 들어갔다. 피츠버그/함석진, 이근영 이정애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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