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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18 19:21 수정 : 2005.12.18 23:10

박기영 보좌관

청와대 보좌진 책임 크다
한나라·민노 박기영·김병준 파면 요구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란이 증폭되는 과정에는 청와대의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과 김병준 정책실장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한 탓도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 보좌관은 17일 최인호 부대변인을 통해 지난 1월9일 배아줄기세포 오염사실을 황 교수로부터 보고받은 정부 당국자는 자신이라고 밝히고 나서며, “실험실 대체공간을 찾는 데 협조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박 보좌관이 황 교수를 도우려고만 했을 뿐 3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줄기세포가 다 망가진 상태에서 황 교수가 ‘무서운 속도’로 줄기세포 11개를 새로 만들어내 3월에 <사이언스> 논문을 신청했다는데도, 박 보좌관은 전문가로서 문제의식을 지니고 점검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박 보좌관은 황 교수의 2004년 논문 공동저자이고, ‘시들지 않는 꽃’을 주제로 논문을 쓸 정도로 유전자 분야 전문가이다. 식물 전공이기는 하지만, 황 교수의 실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심을 해 볼만한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박 보좌관은 줄기세포 오염사실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는 않고, 오히려 황 교수를 두둔하기만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1월27일 “과학기술보좌관이 <문화방송(MBC)> ‘피디수첩’의 취재 태도가 위압적이고 협박까지 하는 경우가 있어 연구원들이 고통과 불안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보고를 하면서 대책을 의논해왔다”고 밝혔다. 박 보좌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점은 11월21일께로 알려지고 있다. 그 때는 이미 ‘피디수첩’ 팀의 유전자 검증 결과 논문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검사결과가 나온 지 4일 뒤였다.

김병준 정책실장
김병준 정책실장도 17일 엠비시 피디수첩팀과 황 교수 사이에서 중재역을 맡았던 김형태 변호사를 11월28일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당시 김 변호사는 김 실장에게 “엠비시의 1차 디엔에이(DNA) 테스트 결과 황 교수 논문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황 교수가 적극적으로 재검증에 응할 수 있도록 설득해달라”고 요구했다. 황 교수 논문에 중대한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알게 된 시점이다. 그러나 김 실장이 취한 조처라고는 황 교수쪽에 “어떤 방식으로든 의혹 해소에 적극 나서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권유한 것이 전부이다. 노 대통령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이 12월5일 황 교수 논문의 진위 논란에 대해 “이 정도에서 정리하자”며 ‘섣부른’ 방향을 제시한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은 셈이다. 두 사람은 황 교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각자의 성을 딴 ‘황·금·박·쥐’란 별칭으로 묶여 불릴 정도로, 긴밀하게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18일 청와대의 은폐·축소 의혹을 제기하며, “노 대통령이 당당하게 해명해야 하며, 박 보좌관과 김 실장은 파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대통령 보고가 누락됐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큰 문제이지만 그대로 믿을 국민도 없다”며 “‘황금박쥐’ 사단은 경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파면 요구는 일종의 정치공세”라고 말했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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