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19 19:21
수정 : 2005.12.19 21:37
논문 참여 연구원 “2003년 2월께 줄기세포주 1개 수립”
“정전으로 콜로니 98개 죽었다”는 황교수 설명과 달라
조작으로 드러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이어 또다른 조작 의혹을 받는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대해 황우석 교수 연구팀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황 교수는 6월7일 관훈토론회에서 2004년 논문과 관련해 “2003년 가을 정전 사고로 줄기세포군(콜로니) 100개 가운데 2개만 남기고 모두 죽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같은 해 12월 초에 게재 신청이 된 이 논문에 대해, 일정상 2개월 만에 콜로니 상태에서 줄기세포를 수립해 논문까지 작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혹이 일었다.
(<한겨레> 19일치 1면)
그러나 황 교수 주변의 한 인사는 19일 “2004년 논문은 이미 2003년 여름께 <네이처>에 게재 신청 됐으나 데이터 미비로 거부돼, 나중에 데이터를 보충한 뒤 사이언스에 채택된 것”이라며 “논문은 2003년 봄에 이미 작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황 교수가 자신의 논문을 극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에 참여한 한 연구원도 이날 “2003년 가을 정전 사고가 난 기억이 없다”며 “이미 2월께 1개의 줄기세포주를 수립해 서울대와 미즈메디병원에 나눠 놓고 논문을 작성하던 때까지 잘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까지도 정기적으로 하는 디엔에이지문 검사를 통해 줄기세포주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서울대 조사위가 2004년 논문을 조사할 것에 대비해 2주일 전에 미즈메디병원에 있는 냉동 줄기세포를 녹여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기되고 있는 2004년 사이언스 논문 사진과 같은 해 <스템셀>에 실린 미즈메디병원 논문의 사진이 중복됐다는 의혹에 대해 “두 논문에 쓰인 줄기세포 사진은 모두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세포 사진”이라고 이 연구원은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 사진의 위치가 뒤바뀐 것은 사실이다”라며 “연구팀이 곧 논문 정정을 요청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 등에서는 19일 새벽부터 “2004년 논문에 실린 세포 사진의 귀퉁이 부분에 남아 있는 부분이 스템셀에 실려 있는 세포와 일치한다”며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와 수정란 줄기세포가 한 접시에서 배양하지 않기 때문에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이 나돌았다. 또 이 연구원이 작성한 다른 논문에서도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체세포 줄기세포 사진이 미즈메디병원 수정란 줄기세포 사진처럼 게재된 사실이 발견됐다.
한 생명과학자는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에 관한 논문에서 대조를 하는 실험에 수정란 줄기세포를 썼다는 얘기는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며 “미즈메디병원 소속 연구원들의 사진 관리와 논문 작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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