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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21 17:16 수정 : 2005.12.23 11:50

노바티스사의 실외 통로 제공

사람들을 운동시키는 건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스포츠센터를 말하는 게 아니다. 운동량이 적은 사람들을 위해 일부러 먼 거리를 걷게 하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도록 설계된 건물들이다.

2007년 7월 완공 예정인 미국 버지니아주의 커먼웰스대학의 경영대 건물. 지금은 학생 3천여명 대부분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강의실까지 간다. 하지만 새로 들어설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는 잘 보이지 않는 뒤쪽에 배치되고, 속도도 느리게 설계된다. 대신 2층으로 연결된 28개의 계단이 중앙에 떡 버티고 서 있는다. 4층까지 올라가려면 76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몸을 가장 적게 움직여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건물이 설계됐었다”며 “비만과의 싸움을 벌이는 요즘엔 회사나 대학 등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움직이도록 만드는 건물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캘리포니아 교통국의 새 지역 본부 건물에서도 이런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는 3개층마다 한 번씩 선다. 엘리베이터가 서지 않는 층에 사무실이 있는 직원은 가장 가까운 층에서 내려 나머지 1~2개 층을 계단으로 오르내려야 한다. 물론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는 모든 층에서 선다.

샌디에고에 있는 스위스계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사의 연구소를 설계한 건축가들은 5개 건물을 잇는 통로를 없앨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외부에 그늘진 연결로를 만들었다. 내부에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날씨가 좋은 날엔 직원들이 외부 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 서로 만나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계단에 설치된 ‘날씬 거울‘ 제공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 메디컬 센터 과학자인 뤼크 엥베르스는 지난해 헤이그에 있는 7층짜리 건물에서 한 실험을 벌였다. 건물 1층 바닥에는 입구에서부터 계단까지 발자국을 그려 넣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얼마나 오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지’를 짓궂게 묻는 스티커를 붙여 놓았다. 스티커에는 계단으로 걸어가 칼로리를 소비하라고 권하는 문구도 담겨 있다. 계단 옆에는 건강 관련 포스터와 날씬해 보이는 거울들이 세워져 있다. 근처 비슷한 건물의 노동자들과 비교했을 때, 이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계단 이용률이 두 배 가량 높았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작은 실천으로도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할 수 있다. 샌디에고주립대 심리학과 제임스 샐리스 교수는 “하루에 단 2분씩만 계단을 오르면 1년동안 5800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2000년 <예방의학저널>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앉아서 일하는 여성 12명을 대상으로 계단 199개를 두달동안 오르도록 했더니, 콜레스테롤 수치 등 건강관련 수치들이 이전에 견줘 뚜렷하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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