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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23 14:07 수정 : 2005.12.23 16:27

"실용화압박 문제, 검증절차 필요"
"전체 생명과학 매도 안돼.. 연구 계속돼야"

황우석 교수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조작한 것으로 23일 서울대학교 조사에서 밝혀지자 관련 학계 학자들은 이번 사건을 엄정히 처리하고 과학계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사건으로 확인된 우리 학계의 자정 능력을 공식적인 검증 절차 등으로 제도화시키고 실용적 성과 위주로 압박을 가하는 연구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번 사건이 극소수의 문제일 뿐이므로 한국 생명과학 전체가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되며 복제, 줄기세포 등 유망한 부문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류범용 중앙대 동물자원과학과 교수 = 논문 조작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첫 사례여서 충격이 크다.

과학자는 정직해야 하는데 결과를 내야 하는 긴박감 등 때문에 부정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일단 이 일이 국익 실추라고 볼 수는 없다. 미국 같은 경우도 이 같은 조작 사건이 계속 일어난다.

핵심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이다. 국수주의에 빠져 부정을 감싸다가는 우리 과학계가 세계 무대에서 도태된다.

황 교수 문제 처리도 국제적 사례에 맞춰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우리 과학계가 국제적으로 떳떳하다.

◇김재섭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 서울대 발표는 이미 예측됐던 결과다.

이번 사건은 황 교수 개인과 황 교수 팀의 과오일 뿐 한국 생명과학계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수만 명에 이르는 생명과학자와 생명과학도 중 극히 일부의 잘못이며 줄기세포도 황 교수만 연구하는 것이 아닌데 이 사건으로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한국 생명과학이 큰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

이번 일로 국내 연구성과가 외국에서 불신받는다는 것도 과장이다. 요즘은 국내 학자들의 논문이 1년에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몇 편씩 게재될 정도로 한국 과학계가 발전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이 과학에는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으면 안 된다는 각성의 계기가 됐고 국내 자체적으로 그것도 대학원생들이 다 밝혀낸 것인 만큼 긍정적인 면도 있다.

개인의 비리가 척결되면 사회는 더 깨끗해지는 법이니 언론이나 정부가 너무 나쁜 면만 부각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서활 연세대 의대 교수 = 황 교수팀의 복제 단계 실험 노트가 부실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거의 사실이 아니라는 심증이 있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황 교수가 오히려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당했다느니 엉뚱한 소리를 해서 인간적인 신뢰감까지 사라진다.

이번 사건으로 우선 복제 기술 자체가 매도되지 않았으면 한다.

황 교수 외에도 체세포복제 기술을 이용해 가축을 생산하는 등 본연의 연구를 행하는 분들이 많은데 싸잡아서 다 못 쓴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제는 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너무 실용화 연구에 치우쳐 있는 것이다.

생명공학 등 거의 모든 연구비가 실용화에만 집중돼 있어 순수 기초연구부터 출발해야 할 연구자들이 실용화의 압박을 너무 많이 받는다.

이번 사건도 그런 면에서 마치 줄기세포로 당장 환자치료를 할 수 없는데 당장 실용화될 것처럼 하다 보니 일어난 것이다.

정부에서 그런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갔는데 이런 분위기를 쇄신하고 기초연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또 가뜩이나 이공계 위기가 심각한데 이번 사건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 = 매우 안타깝고 이번 일로 다른 연구자들까지 위축될까 걱정된다.

사실 문제는 이번 같은 조작 문제를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이나 기관이 우리 과학계에 없다는 것이다.

외국 대학에 연구의 진실성(integrity)을 검증하는 기관이 있는 것처럼 우리 대학이나 학회에도 검증하는 기관을 둬 재발을 막아야 한다.

이런 일이 한 두 번 더 생기면 과학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기존 과학자들이 선의의 손해를 입게 되므로 이런 장치를 꼼꼼히 만들어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최준호 연세대 의대 교수 = 논문 조작은 황 교수 본인이 이미 시인했으니까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의 가능성 여부가 중요한데 아직 결과가 안 나왔으므로 지켜보겠다.

체세포복제 줄기세포가 제대로 수립됐는지 아니면 단순히 체세포 복제를 해 조금 배양되다 말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황 교수에 대해서는 지금 타 기관 사람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서울대에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지켜보겠다.

박진형 김태균 기자 jh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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