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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튼도 ‘논문 조작’ 알았을까 |
황우석 교수팀이 2개뿐인 배아줄기세포를 11개로 부풀리는 방법으로 2005년도 사이언스 논문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논문의 공동 교신 저자인 제럴드 섀튼 교수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섀튼 교수는 `논문 조작'이 아니더라도 상당히 `과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은 "현재로서는 섀튼 교수가 얼마나 관련돼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는 말로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섀튼이 황 교수팀의 논문 작성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정황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진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 이사장은 지난 16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2005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의 대부분은 섀튼 교수가 썼다는 사실을 황 교수로부터 직접 확인했다"면서 "황 교수는 섀튼 교수에게 논문의 `초벌구이'도 아니고 `부분부분'(`드래프트'라고 표현)을 보내준 것밖에 없다"고 주장했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당시 11개 줄기세포가 모두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황 교수팀이 논문에 필요한 `부분부분'의 자료를 섀튼에게 줬고, 섀튼은 이를 바탕으로 논문을 작성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섀튼이 줄기세포의 진위를 모른 채 글을 쓰고, 각종 자료사진을 정리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게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노 이사장은 또 "섀튼 교수가 `줄기세포가 오염됐어도 만들었던 건 사실이니 논문은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얘기를 황 교수로부터 들었다"고도 말했다.
이는 그동안 `황교수로부터 논문과 관련된 정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결같이 말해 온 섀튼 교수의 주장과 상반된 것이다.
이를 볼 때 섀튼이 황 교수팀의 오염사고를 이미 알고 있었고, 오염사고에 따른 배아줄기세포 훼손에도 불구하고 논문 제출을 강행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섀튼이 지난달 12일 황 교수와 돌연 결별을 선언한 것도 논문이 조작됐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상황에서 주변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과학자는 "황 교수팀과 논문 조작과 함께 섀튼의 역할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길원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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