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수 연구, 줄기세포 분야 한 갈래일뿐”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 성과가 상당부분 `거짓'으로 드러남에 따라 그동안 순항해온 `한국 줄기세포호'가 침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그러나 줄기세포 분야의 전문가들은 황 교수의 연구 성과는 줄기세포 분야의 한 갈래일 뿐 전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설대우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교수는 "황 교수를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와 동일시하는 것이 문제였다"며 "황 교수는 이 분야의 전문가이지만 한명의 과학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설 교수는 "그를 제외하고도 한국의 줄기세포 기술과 인프라, 정책은 이미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일을 잘 추스르면 여전히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줄기세포 여전히 경쟁력 유지 줄기세포 분야는 크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로 나뉜다. 배아줄기세포만도 배양법이 모두 4가지다.△신선 배아를 사용하는 방법 △폐기처분될 냉동잔여 배아를 녹여 이용하는 방법 △인간의 체세포 핵을 핵이 제거된 동물 난자에 이식하는 이종간 핵이식 △인간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동종간 핵이식 등이다. 이 중 황 교수팀이 주도해온 분야는 동종 체세포 핵이식 방법이다. 폐기처분될 냉동잔여 배아를 녹여 이용하는 방법은 박세필 박사가 이끄는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에서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박 박사팀은 지난 2000년 8월 이 방법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으며 올 10월 세계 최초로 미국의 특허를 획득했다. 박 박사팀의 특허 등록은 배아줄기세포 분야에서 하나의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황 교수의 연구성과를 부정한 노성일 이사장이 있는 미즈메디병원도 불임시술에서 쓰고 남은 냉동배아를 가지고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기술력을 인정받아왔다. 황 교수팀과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미즈메디병원 등 3곳은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국립보건원(NIH)에 배아줄기세포 연구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차병원도 배아줄기세포 분야에 일가견이 있다. 몸 속에 들어있는 골수와 제대혈(탯줄혈액)에서 채취하는 성체줄기세포 분야의 경우 배아줄기세포 쪽보다 저변이 확대돼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임상실험의 단계에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양대학교 배상철 교수팀은 지난 10월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 환자 4명에게 조혈모 세포를 이식한 결과, 3명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발표했다. 서울대 심혈관센터 김효수 교수팀은 3년간 200명 이상의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근육을 재생시키는 임상실험을 진행해왔다. 가톨릭의대 신경외과 전신수 교수팀은 척수손상으로 하체가 마비된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실험을 진행중이며,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방오영 교수팀은 뇌중풍(뇌졸중) 환자 20명에게 성체줄기세포 치료를 시도했다. 이 밖에도 뼈 재생에 대한 임상시험도 여러 곳에서 진행 중이다. 세포치료제 개발 `활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현재 허가가 나 의사의 처방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세포치료제는 4종이다. 이밖에 7종은 임상실험이 진행 중이다.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일반적인 세포치료제로 줄기세포치료제는 아니다. 하지만 줄기세포치료제도 에프씨비파미셀과 메디포스트 등 2개 회사가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에프씨비파미셀의 급성뇌경색 치료제인 `MSC1'은 지난 6월 식약청 허가를 얻어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어 실용화 단계에 근접해 있다. 메디포스트의 연골결손 치료제인 `카티스템'은 지난 4월 식약청의 허가를 얻어 임상 1상과 2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세포치료제 분야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 있다. 우리나라에서 허가가 난 4개 제품은 연골 결손 치료제가 2종, 피부 치료제가 2종이다. 미국의 경우도 FDA(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은 제품은 연골 치료제 밖에 없으며 일본의 경우 임상 단계에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허가를 해주는 입장에서는 줄기세포와 일반 세포를 나누지 않는다"며 "전반적으로 세포 치료제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함께 가장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포 치료제는 대표적인 생명공학 의약품으로 황우석 교수 사태와 관계없이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발전을 하고 있으며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박창욱 기자 pcw@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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