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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24 11:44 수정 : 2005.12.24 11:44

황우석 교수는 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이어 논문 조작 사실이 드러나고 줄기세포 존재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자 '바꿔치기' 주장을 내놓았다.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조사결과 발표에 앞서 지난 22일 줄기세포 바꿔치기 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요청하는 등 사법당국의 수사에 `마지막 희망'을 거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황 교수는 서울대 연구소와 미즈메디병원 실험실에 접근이 허용된 경우에만 바꿔치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김선종 연구원이나 또 다른 인물을 바꿔치기의 `범인'으로 지목했다.

황 교수팀은 김 연구원이 미즈메디병원에 있는 수정란 줄기세포를 서울대 연구실로 가지고 와서 황 교수팀이 만든 복제배반포 단계의 세포 덩어리에다 끼워넣어 배양하는 수법으로 맞춤형 줄기세포가 만들어진 것처럼 위장했다고 주장한다.

황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바꿔치기'는 정확하게 말해 '끼워넣기'라고 할 수 있다.

황 교수는 김 연구원이 이를 통해 2004년 9월과 10월에 수립한 2, 3번 줄기세포뿐 아니라 이후 만든 4, 8, 10, 11번 줄기세포들을 모두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로 바꿔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따르면 가장 처음 만든 2, 3번 줄기세포 조차 애초부터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였던 셈.

2005년 사이언스 논문 데이터의 근거가 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는 처음부터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다른 연구원들이 보는 앞에서 감쪽같이 바꿔치기하는 것이 과연 가능했을까.

황 교수팀의 연구과정은 분업화된 시스템으로 진행되었다.

황 교수팀은 같은 줄기세포팀 내에서도 자신이 담당하는 분야에 따라 업무가 달랐다. 예를 들어 난자에서 핵을 짜내고 체세포 핵을 집어넣는 작업, 줄기세포 배양, 배양된 줄기세포를 검사하고 사진을 찍는 작업 등이 각각 독립된 상태로 진행됐다.

다만 전체 작업은 황 교수가 혼자 관리했다. 그러면서 주변 연구원들이나 연구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실험과정을 보여주며 줄기세포가 제대로 배양됐고 11개의 줄기세포주가 확립됐다고 확신시켜 주었다.

그런 상황에서 논문의 진실성을 의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심지어 안규리 서울대 교수 조차 "줄기세포가 자라는 과정을 내가 눈으로 확인했다"며 줄기세포의 존재를 믿었다.

현재로서는 누가 이처럼 과학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황 교수의 주장대로 김 연구원이 바꿔치기를 했다는 물증도 없다.

특히 모든 범죄에는 동기가 있게 마련인데, 김 연구원이 마땅히 바꿔치기를 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황 교수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김선종 연구원 조차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배양되고 확립됐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부족한 저를 많이 이끌어준 황 교수를 지금도 존경한다"며 "확실한 것은 저나 황 교수나 정상적 방법으로 줄기세포를 확립했고 배양했고, 매일 아침 관찰했기 때문에 줄기세포의 진위여부를 한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황 교수가) 저에 대한 의구심을 계속 갖고 계신 것 같은데, 저희 병원(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거기(서울대 연구실) 갖고가 저에게 돌아오는 게 아무것도 없다. 부귀영화를 얻는 것도 아니다. 저는 단지 열심히 해야된다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꿔치기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게 김 연구원의 주장이다.

게다가 그는 서울대 연구실을 마음대로 출입도 못했다. "ID카드가 없어 항상 서울대 연구 선생들과 같이 다니게 돼 있으며, 자신이 작업을 할 때는 항상 서울대 연구원들이 같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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