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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25 19:14 수정 : 2005.12.25 22:33

황우석 교수팀의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줄기세포 진위 논란의 핵심 인물인 김선종 미국 피츠버그의대 연구원이 24일 밤 10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경호원들의 보호 아래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재생의학 기대치 거품빼기

황우석 사태 계기로 지나친 관심 주춤
세계 연구도 아직 걸음마 수준 머물러
“임상연구 과욕 말고 기초 연구 충실히”

황우석 교수 논문 조작 파동으로 ‘희망의 재생의학’으로 주목을 받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기대도 거품 빼기에 들어갔다. 줄기세포 연구의 제자리 매김은 상대적으로 앞선 국내 연구가 황 교수 사태라는 암초에 걸려 자칫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김광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25일 “줄기세포 연구가 생명의학계에서 주목을 받은 이유는 전통 의학이나 약학의 개념을 뛰어넘는 ‘재생 의학’ ‘세포 대체 치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정직한 기대감’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 배아 줄기세포는 1998년 10월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제임스 톰슨 교수가 처음 수립했다. 이후 세계 생명과학계와 정부, 제약회사들은 줄기세포 연구가 새로운 질병 치료법을 제시해줄 것으로 믿고 연구비를 쏟아붓고 있다. 국내에서는 황우석 교수팀이 2000년 8월 36살의 한국인 남성의 체세포를 동물 난자에 핵이식해 배반포 단계까지 배양하는 데 성공하면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다. 같은 달 박세필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소장은 불임시술 때 쓰고 남은 냉동 배아에서 배아 줄기세포를 수립해냈다. 박 소장의 배아 줄기세포가 올해 8월 미국에서 특허 등록을 받아낼 정도로, 배아 줄기세포 분야에서 한국의 연구성과는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3년 11월에는 정형민 포천중문의대 교수팀이 쥐의 배아 줄기세포를 뇌에 이식해 뇌신경 세포를 형성시키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 한국은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서도 성과를 내놓았다. 성체 줄기세포로 척수마비 환자를 치료하는 연구가 서울아산병원·강남성모병원 등을 중심으로 임상단계에 들어갔으며, 세브란스병원 등도 이 분야 연구에 큰 관심을 보이고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황 교수팀이 <사이언스>에 논문을 낸 것을 빼고는 이렇다 할 저널에 논문이 발표된 적이 없다. 성체 줄기세포 임상 적용은 잇따라 진위 논란을 부르고, 심지어 의료진이 ‘사기’로 소송을 당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며 사회에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세계 줄기세포 연구도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는 마찬가지다. 영국에서는 올해 5월 체세포 복제로 배반포 단계까지 성공하고, 8월에는 배아 줄기세포에서 신경 줄기세포군을 만들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미국과 벨기에에서도 이 분야 연구성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수준을 넘어서는 사례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박국인 연세대 의대 교수는 “기초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너무 임상에만 집착하다 보면 성과가 부풀려질 수 있다”며 “기초 연구를 충실히 한 다음 단계를 밟아 임상연구에 들어가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과학적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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