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허브사업 국제 분쟁으로 비화될 듯 국내외 로펌에 소송검토 의뢰
세계줄기세포허브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이 허브 설립에 깊이 관여한 미국 피츠버그대 섀튼 교수를 상대로 국내외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로써 허브 사업은 국제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병원측은 섀튼 교수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근거로 황우석 교수 등과 함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수립 기술이 있는 것처럼 가장해 허브 설립을 부추겨 결과적으로 병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 병원측은 허브 설립에 65억여원의 자체 자금을 투입했다. 또 줄기세포 기술을 치료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환자 등록을 받는 바람에 무려 2만여명의 난치병 환자들이 허브에 등록하는 등 병원 명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병원 고위 관계자는 25일 "섀튼 박사는 존재 유무조차 불투명한 줄기세포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이 있다'고 주장하며 허브 사업을 제안하고 병원이 허브설립에 나서도록 일을 벌였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섀튼 박사는 엉터리 기술을 가지고 허브 설치를 부추겨 서울대병원의 명예를 실수시켰을 뿐 아니라, 회수조차 불분명한 막대한 비용을 초래케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나오는 다음달 중순께 섀튼 박사를 상대로 사기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병원측은 이미 국내외 로펌에 제소를 위한 법적 검토를 의뢰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병원측은 서울대 조사위의 중간 조사결과 논문 조작이 사실로 확인된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난치병 치료를 앞당기기 위한 일념으로 지난 10월 세계줄기세포허브를 출범시켰으나 결과적으로 실망을 안겨드리게 돼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서울대병원은 황 교수와 섀튼 교수가 주도한 맞춤형 줄기세포 연구성과를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고, 섀튼 교수 등 외국 저명 과학자들의 적극적이 제안과 참여 의사를 신뢰해 허브사업을 추진했다"고 해명했다. 병원측은 특히 허브 운영과 관련, 섀튼 교수로부터 섀튼 자신을 재단 이사장으로 선임해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이는 무리하고 지나친 제안이라는 판단아래 섀튼 박사측과 수차례 협상을 벌인 끝에 섀튼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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