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12.27 17:37 수정 : 2005.12.28 14:24

한동안 새로운 소식이 뜸하던 조류인플루엔자가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베트남에서 조류인플루엔자로 숨진 사람 가운데 두 명은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약인 타미플루에 저항성을 보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병원성이 강한 조류인플루엔자가 들어오지 않았다지만 치료약도 듣지 않는 바이러스가 언제 번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치료하기 어렵다면 예방이 최선이지만 만약 조류인플루엔자가 변이라도 일으켜서 공기 중으로 퍼져서 전염된다면 손 등을 잘 씻어도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는 섬유가 개발돼 바이러스성 질병을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오비히로 대학 및 니신보 공업의 공동 연구진은 면에 ‘제올라이트’와 구리를 섞은 ‘구리제올라이트’ 섬유를 개발했다. 제올라이트는 나노미터 단위의 매우 작은 구멍이 많은 광물이다. 수많은 구멍은 금속 이온처럼 측정할 수 없이 작은 물질을 흡착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이 덕분에 제올라이트는 합성세제, 공기정화기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된다. 또 일산화질소와 이산화질소를 산소와 질소로 분해할 수 있어 자동차의 배기가스나 공장에서 나오는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연구원들은 구리제올라이트가 5~7% 정도 들어간 섬유로 만든 천에 조류인플루엔자를 접촉시킨 뒤 10분이 지나자 천에 묻은 바이러스의 99%가 파괴됐다고 보고했다. 이런 효과는 천을 수십 번 세탁한 뒤에도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한다. 구리제올라이트 섬유와 접촉한 바이러스는 구리제올라이트의 미세한 구멍에 갇힌 채 이산화질소의 분해산물인 산소의 공격을 받아 사멸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제올라이트가 들어 있어 박테리아나 곰팡이 등을 제거하는 섬유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개발됐지만, 바이러스는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어려운 편이었다. 니신보 공업의 이번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라 동물실험이 남아있고 조류인플루엔자 외에 다른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이 섬유로 조류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작업복이나 마스크 등을 만든다면 예방에 큰 효과를 보리라고 기대할 수 있다. 만일 다양한 바이러스에 두루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활용 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조만간 마스크 착용만으로 감기를 예방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건강 대표(www.enh21.org)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