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의 근간 생명공학 연구자…불확실한 미래로 연구 근간 흔들 한 국가기관 연구소에서 계약직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ㅈ아무개 연구원은 “이공계를 살린다는 정부기관마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연구원들의 경우 어릴 때부터 가졌던 과학자가 되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무조건적인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지만 문제는 그 꿈조차 이루지 못하게 하는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학교나 연구소에 대한 지원, 연구원의 처우 개선 등을 통해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토대가 굳건히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릭의 이강수 연구원은 “생명공학 전공자들 대부분이 4대 보험 가입도 안 되는 일용직이라는 참담한 현실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바이오 분야의 지속적인 연구는 힘들어질 것”이라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릭의 ‘coat...’도 “연구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한 가장 큰 이유는 근본적으로 연구 재원의 부족이지만, 지금까지의 연구투자 방향이 기자재 구입과 같은 유형적인 부문에 집중되거나 ‘선택과 집중'이란 명목하에 일부 과제에만 자원이 몰리게 된 것도 원인”이라며 “인건비 산정이나 재료비 책정 등 연구비 관리기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조속히 시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연구원 수명 40대에서 결판…과학자의 꿈 포기하기도 집안의 가장으로 생계를 떠맡아야 하는 연구자의 고충은 더욱 크다. ㅅ대 민아무개(석사과정)은 “강의를 나가지만 연구원 신분으로 받는 월급은 1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며 “계약직이라는 불안정한 신분 외에 앞으로 몇년간 이런 생활을 해야 할 지, 과학자의 꿈을 키울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의대 부설 연구소 연구원 신분인 ㅈ씨는 결혼도 꿈꾸지 않는다. 그는 “40대에 접어들어서도 연구원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생계부담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 등 막막한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학부 공부를 다시 해 의사 면허를 따볼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03년 브릭의 분석자료를 보면 ㅈ씨처럼 생명공학 분야 외 직종으로 전환할 의향이 있는 연구자들도 67.0%나 돼 생명공학 연구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전업 의사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다. 이와 관련해 △연구과제수행 연구원들의 고용 보장 △연구원의 임금보조, 연금지원 등 연구자 중심의 정부예산 확대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들어서는 생명공학 연구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은 다음에 ‘생명공학 비정규직 연구원 모임’ 카페를 만들어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의 급여를 동일 직급 정규직의 70% 이상 보장,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4대 보험 가입 의무화, 편법적인 일용직 고용 사업자를 처벌해 달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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