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29 15:21
수정 : 2005.12.29 15:21
바이오주, 소문에 `일희일비'…투자자 피해 우려
`황교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인터넷과 증권가 등지를 중심으로 황 교수팀과 관련한 미확인 정보나 악성 루머, 음모론 등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 나도는 황 교수팀 관련 정보는 현재 진행 중인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근거 없이 추정한 게 대부분으로 자칫 이들 정보를 그대로 믿고 투자한 주식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인터넷에는 `친황그룹'과 `반황그룹'에서 이번 사태의 진위에 대해 각각 아전인수격으로 내놓고 있는 각종 시나리오나 음모론 등이 난무하고 있는 데다 일부는 개인 신상과 관련된 음해성 소문까지 퍼뜨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혼란을 더하고 있다.
바이오주, 황교수팀 소문에 `일희일비'
지난 26일 증권시장에는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관련 원천기술이 확인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대부분의 바이오주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증시에 퍼진 소문은 `황 교수팀의 원천기술이 일부 확인됐고, 스너피와 복제동물들도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는 게 주 내용이었었다.
그동안 바이오주들은 황교수팀 사태로 주가가 워낙 급락했던 터라 원천기술이 확인됐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투자자들에게 퍼지면서 줄기세포 관련 바이오주들은 장 개시부터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바이오기업의 공시 담당자는 "황 교수팀 사태 이후 거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일희일비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소문은 증권가에 나도는 `정보지'에서 비롯된 경우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미확인 정보 누가 퍼뜨리나
이처럼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미확인 정보가 어떤 경로를 통해 증권가 등에 유출되는지는 정확지 않다. 하지만 상당수의 정보는 이해 당사자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제2, 제3의 입을 통해 부풀려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증권가 정보지 등을 통해 황 교수팀이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지난 26일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일부에서는 증권가 작전세력들이 각종 루머를 퍼뜨리며 관련 기업의 주가를 움직이려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황 교수팀에 대해 적대감을 가진 바이오기업과 연구팀이 음모를 계획했다거나 논문 참여자 중 일부가 특정 바이오기업과 손을 잡고 황 교수팀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는 등의 악성 루머가 그 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이번 황 교수 사태 이후 인터넷 등을 타고 꾸준히 제기돼 오고 있지만 아무 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아직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에 대한 성급한 추론도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일부 소문은 황 교수팀서 자체 생산?
배아줄기세포의 진위 논란과 관련, 일부 미확인 정보들은 황 교수팀에서 자체 생산되고 있다는 의혹 섞인 시각도 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2004년도 줄기세포도 DNA 불일치' 기사의 경우 `황우석 교수팀이 지난 24일 모 DNA 분석업체에 2004년도 줄기세포 시료를 4개를 직접 보내 DNA 분석을 의뢰했지만 모두 불일치했다'는 게 요지였지만 해당업체는 언론보도 직후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황 교수팀이 2004년 줄기세포도 `바꿔치기' 됐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흘린 것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즉 황 교수팀이 서울대 조사위와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DNA 분석을 의뢰한 데다 분석업체와 황 교수팀의 사전 교감이 없었다면 관련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기 어렵다는 점을 볼 때 이런 추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DNA 검사를 한 업체측은 이 같은 보도내용을 `오보'라고 주장하며 부인함으로써 이 보도는 소문만 남긴 채 사실을 밝히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김길원 기자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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