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 `재연' 요구는 수용 않기로
1번 줄기세포 `단성생식 돌연변이' 가능성…원천기술은 "실용성 없다"
조사위 내일 최종보고서 발표…보충자료 포함 150쪽
조작개입여부ㆍ징계대상자 정해질듯…서울대 공식사과ㆍ대책 발표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재검 증한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10일 발표할 최종보고서에서 "황 교수팀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도 조작됐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 교수팀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수립을 재연하기 위해 6개월 간 시간을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조사위가 `시간끌기용'이라고 판단해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조사위는 10일 오전 11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내 문화관 중강당에서 정명희 위원장(서울대 의대) 주재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의 최종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조사위원들은 9일 오전부터 황 교수팀 연구실이 있는 서울대 수의대로 출근, 미진한 부분에 대한 막바지 조율 작업을 벌였다. 최종보고서 정본은 A4 인쇄용지 총 50∼60쪽 분량으로 DNA 분석 사진 등 보충데이터를 포함하면 150쪽 이상 분량이 될 전망이다.
최종보고서에는 2004년 논문도 2005년과 유사한 형태로 데이터 조작이 이뤄졌으며 2004년 논문에서 제시된 체세포 핵치환 인간배아줄기세포 수립 증거는 `허위'라는 결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핵심 관련자들의 진술 및 DNA 지문분석 등에 의거해 2004년 논문에서 만들어진 것은 실제로는 우연히 이뤄진 `단성(처녀) 생식에 의한 돌연변이'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성생식에 의한 돌연변이는 난자에 핵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전기충격을 가하면 난자가 정자가 들어온 것으로 착각해 수정되면서 DNA가 2배수(2n) 상태로 되는 것을 말한다.
조사위는 황 교수팀의 `인간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사진'과 이와 무관한 다른 논문들에 실린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 사진 비교, DNA지문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인위적 조작'의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조사위는 일단 논문 조작이 명백한 사실로 드러난 이상 `줄기세포 확립' 및 `재연 가능' 주장 자체에 신빙성이 별로 없는 데다 재연실험을 위해 수백개의 `신선한 난자'를 조달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황 교수측의 재연요구가 `시간끌기 시도'에 불과하다고 보고 수용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종보고서에는 황 교수팀이 미즈메디병원 등 산부인과 몇 군데로부터 1천개 이상의 난자를 제공받아 실험에 사용했다는 내용과 복제개 `스너피'의 진위여부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회에 걸친 중간발표에서 2005년 사이언스 논문 데이터가 조작됐고 2005년 논문에 보고됐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전혀 없다는 내용 등도 근거 자료와 함께 정리돼 담기게 된다. 조사위는 황 교수의 `원천기술 보유' 주장의 핵심인 `젓가락 기술'의 실용성에 관해 "핵과 세포질에 상처가 많이 나기 때문에 배반포 단계 이후 제대로 된 줄기세포를 추출하기 힘들어 자체로는 실용성이 없다"는 결론을 뒷받침하는 근거자료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도 황 교수 등 논문 저자로 이름이 실린 서울대 교수들과 연구원들의 조작 개입 여부와 책임 범위에 대한 판단도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명단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던 조사위원들의 명단도 기자회견에서 공개된다. 조사위는 기자회견 뒤 정운찬 서울대 총장에게 최종보고서 전문을 제출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이 최종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소집, 황 교수와 이병천ㆍ강성근 수의대 교수, 문신용ㆍ안규리 의대 교수 등 서울대 소속 논문 공동 저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이날 황 교수 연구팀의 논문 조작 사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담은 공식 입장을 함께 발표한다. 임화섭 홍제성 기자 solatido@yna.co.kr (서울=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