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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10 16:41 수정 : 2006.01.11 13:49

10살 전후의 아이들은 뛰놀기를 좋아하지만 조심성이 부족해 다치는 일이 많다. 게다가 요즘은 인라인 스케이트, 킥 보드 등 자칫 심하게 다칠 가능성이 있는 놀이기구들이 늘어나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한다.

실제로 국제연합아동기금의 보고서를 보면 1991년부터 1995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에서 12만5000명의 어린이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때문에 여러 회원국에서는 법적 제도를 보완하는 등 어린이의 사고위험을 줄이기 위한 묘안을 찾느라 바쁘다.

<영국의학저널> 최신호에 실린 ‘해리포터가 사고뭉치 아이들에게 마술을 걸다’는 제목의 논문은 어린이 사고 예방을 위해 참고할 만하다. 이 논문을 보면 영국 옥스퍼드 지역에서 사고로 응급실을 찾은 아이들의 수가 여느 때보다 눈에 띄게 적었던 주말이 2003년 6월과 2005년 7월에 한 번씩 있었다고 한다. 기상청 기록을 보니 딱히 날씨가 궂은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밖에서 놀기에 아주 좋은 주말이었다.

왜 그랬을까? 연구진은 두 시기에 인기소설인 해리포터 시리즈의 5번째, 6번째 책이 출간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재미있는 한 권의 책이 밖에서 뛰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발목을 잡아 결과적으로 부상을 막아준 셈이다.

물론 아이들이 다칠세라 뛰놀지 말고 책만 읽도록 강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실내에서 책만 보는 습관이 들면 사고보다 더 무서운 어린이 비만이나 척추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활동이 많고 주의가 산만해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은 아이에게 독서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은 매우 유효한 처방이 될 수 있다. 의학적인 치료로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약물이나 행동억제치료를 받기보다 재미있는 책에 스스로 몰두하도록 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앞서 말한 국제연합아동기금의 보고에서 우리 나라 어린이의 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5.6명이었다. 영국이나 스웨덴보다 4배 가량이나 높은 수치다. 시중에는 꼭 해리포터가 아니라도 아이들이 읽기에 재미있고 유익한 책들이 많다. 자기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을 골라 손에 쥐여주고 아이가 하루에 단 30분씩이라도 차분하게 앉아 책을 읽도록 유도해 보자. 아이들의 독서는 그 자체만으로도 바람직하지만, 덤으로 사고 예방효과까지 있다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건강 대표(www.enh21.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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