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황교수 차 타고 같이 난자채취 하러 갔다"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난자를 제공한 연구원은 황우석 교수의 차를 타고 함께 강남 미즈메디병원에 가서 노성일 이사장에게 직접 난자채취시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난자출처의혹과 관련해 2004년 11월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연구원의 난자제공 사실을 몰랐다가 뒤늦게 알았다고 해명한 황 교수의 발언은 완전 거짓으로 드러났다. 또 연구원의 난자제공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다고 발표한 서울대 수의대 기관윤리위원회(IRB)의 조사결과도 제대로 조사를 거치지 않은 부실조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조사위원회(위원장 정명희)는 10일 발표한 '황우석 교수 연구의혹 관련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이 같은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논문 연구에 사용된 난자과 관련해 난자제공 연구원은 2003년 2월 부족한 난자 문제로 걱정하다가 자신의 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황 교수의 승인을 받아 난자를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황 교수가 난자제공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 연구원은 그 해 2월7일 강남 미즈메디병원에서 처음 검사를 받고, 이어 3월10일 황 교수의 차로 강남 미즈메디병원으로 가서 노성일 이사장으로부터 직접 시술을 받았고, 다시 황 교수와 함께 실험실로 돌아와 실험에 임했다. 이 연구원은 자신의 실수로 난자를 깨뜨려 그 죄책감 때문에 난자를 제공하게 됐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이 연구원은 또 논문저자로 참여하려고 난자를 기증하게 됐다는 소문도 당시 실험이 너무 진척이 안돼 논문 자체가 사이언스에 실릴지 조차 생각하기 어려운 형편이었기 때문에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진술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황 교수팀이 2003년 5월 당시 여성 연구원들에게 난자가 필요할 때 난자기증 의향이 있다는 내용의 난자기증 동의 양식서를 나누어 주고 서명을 받아간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난자기증 동의서에 서명한 연구원은 현직 7명, 전직 1명 등 모두 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04년, 2005년 사이언스 논문과 관련해 황 교수팀에 제공된 난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1천600여개보다 많은 2천61개로 드러났다. 이들 난자는 2002년 11월28일부터 2005년 11월8일까지 미즈메디병원, 한나산부인과, 한양대 의대 산부인과, 삼성제일병원 등 4개 병원에서 129명의 여성으로부터 채취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또 한양대 병원 IRB는 연구계획서를 승인할 때, 난자채취에 따른 합병증 등 위험성에 대한 기술이 미비한 난자기증동의서 양식의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난자채취기관들이 동의를 받기 전에 기증자들에게 채취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는지 여부와 난자를 채취한 사람들 가운데 과배란증후군 등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몇 명인지 등은 앞으로 더 정확한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서울대 수의대 IRB가 구성 초기 교수회의를 거치는 등 절차를 밟지 않았고, 황 교수의 일방적 주도로 위원이 선정되는 등 그 구성과 운영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비판했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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