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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수사팀 생물학 ‘과외공부’ |
`배반포, 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테라토마, 스테이닝…'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문을 겪으면서 언론 보도로 익숙해진 용어들이다. 그러나 막상 정확하게 설명해보라면 비전문가들은 여전히 쉽게 입을 떼기 어려운 개념이기도 하다.
최고의 수사 기관이지만 생물학에는 문외한일 수 밖에 없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본격적인 수사를 앞두고 13일 전원이 한 자리에 모여 생물학 `기초 다지기'에 들어갔다.
박한철 3차장검사와 홍만표 특수3부장을 비롯한 수사검사와 수사관 등 50여명은 이날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안 대검찰청 6층 회의실에서 유전자 감식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이승환 대검 유전자감식실 박사로부터 과외 지도를 받았다. 이 박사는 1991년 서울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2년에는 동두천 윤금이씨 살해사건 때 유전자 감식 기법으로 미군 케네스 마클의 양말에 묻은 혈흔이 윤씨의 피라는 것을 밝혀내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검찰 과학수사의 실무를 맡고 있는 대검 김종률 과학수사담당관도 강사로 나서 수사 방향을 함께 토론했다.
이 박사 등은 줄기세포 수립 과정과 관련된 전문 용어의 상세한 개념과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 결과 보고서 내용 중 꼭 알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수사팀에 차근차근 설명했다.
수사팀이 이날 특별 학습을 한 것은 황 교수팀과 미즈메디 병원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논문과 데이터, 조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법률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하다보면 정작 피조사자들에게 휘둘릴 수 있다는 생각도 과외 교습의 동기였다.
박한철 3차장검사는 "법률적으로는 간단한 형사 사건일 수 있지만 수사는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야 한다"며 "내용을 모르면 조사도 못하고 진술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고 과외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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