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17 18:27
수정 : 2006.01.18 14:34
젖을 먹이고 싶어 하는 젊은 엄마들이 주위에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 모유 수유율은 좀처럼 높아지질 않는다. 아이 셋을 다 젖으로 키운 현선씨(가명)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다들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사실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인데도 말이다.
그나마 엄마 젖이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좋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져, 70년대에 10%대에 불과하던 엄마 젖을 먹이는 산모의 비율이 현재는 20%라고 한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70%대에 비하면 아직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1970년대 ‘우량아 선발대회’가 분유회사 주최로 개최되고, 병원에 대대적으로 분유가 보급되면서, 분유는 우량아,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대표적인 영아식이 되었다. 분유가 엄마 젖보다 영양이 더 좋다는 잘못된 생각은 오랫동안 우리의 의식을 지배했다. 하지만 초유 속의 면역물질은 질병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해 소아 알레르기 질환이 준다. 또 모유에는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 발달과 관계되는 디이에치에이(DHA), 토린(Taurine) 유당이 풍부하여 모유먹는 아이의 아이큐(IQ)가 10정도 더 높다. 모유는 이와 함께 아이의 빈혈, 성인병을 막아주고, 치아를 튼튼하게 한다. 산모의 산후 자궁수축이나 체중 조절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젖을 먹이고 싶은데도 모유 수유율은 좀체 올라가지 않는 것일까. 요즘 젊은 엄마들은 젖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은 사실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 사실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것일 수 있고, 사실이 아닌 이유는 대체음식인 분유가 있기 때문에 굳이 젖먹이는 고달프고 힘든 일에 매달리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제왕절개수술 비율도 모유 수유율을 낮추는 중요한 요인이다. 수술 후 거의 1주일 동안 젖을 먹이지 못하기 때문에 젖이 말라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젖을 잘 먹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 낳기 전부터 젖을 잘 먹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충분한 영양섭취와 운동을 통해 자연분만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고(조그만 노력으로도 대부분은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안정기에 들어서 5개월부터 약 8개월까지 매일 가슴 마사지를 하여 유선이 발달하도록 해야 한다. 엄마 젖을 먹일 수 있는 환경의 병원이나 조산소를 택해 아이를 낳고 되도록 빨리 젖을 물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아이에게 내 젖 이외의 먹거리는 없다’는 엄마의 자세이다. 사실 아이를 낳고 거의 초주검이 된 상태에서 아이를 안고 젖을 먹이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어느새 초롱한 눈망울로 엄마와 눈을 맞추며 단단하게 자라고 있는 내 아이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
환경정의 다음을 지키는사람들 www.eco.or.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