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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31 18:34 수정 : 2006.02.02 02:09

전세살이 10년 만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혜영씨는 가슴이 설레어 잠도 이루지 못했다. 새 아파트에 낡아빠진 가구며 가전제품을 들이기 싫어, 장롱과 침대, 냉장고 등도 새 것으로 바꾸었다.

혜영씨가 이사 온 곳은 한참 아파트를 짓고 있는 신도시라 아이들 학교도 이제 막 지어진 곳에 다닐 수 밖에 없었다. 텔레비전에서 새집증후군이니 뭐니 해서 찜찜한 마음은 있었지만, 처음 들어와 냄새가 좀 나서 머리가 아프고 눈이 따가운 것 이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괜찮아 졌기에 큰 걱정하지 않았다.

혜영씨의 걱정이 늘게 된 것은 이사 온 지 몇 개월 지나서 아이들이 보이는 증상 때문이었다. 10살인 큰 아이는 천식이 심해졌고, 8살인 둘째 아이는 온 몸에 발진이 돋기 시작했다. 개학하면 새로 지은 학교에 다녀야 하는데, 혜영씨는 겁이 덜컥 났다.

최근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상당수의 새 학교, 즉 1년 내에 신설된 학교나 보육시설에서의 휘발성유기화합물 노출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경독성물질인 톨루엔에서 기준을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일부 지역에서 벤젠, 스티렌 등 발암물질이 교실에서 검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오염물질들은 천식 및 알레르기 질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로만 듣던 새집증후군이 아이들에게서 나타나자, 혜영씨는 지금부터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새 아파트에 이사 오기 전 베이크 아웃( 입주 전 창문 등 모든 문을 닫고, 35~40℃로 약 3일간 온도를 높여준 후 약 5시간 이상 환기시켜,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화학물질을 날리는 방법)을 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후회가 들지만, 지금부터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 우선, 겨울이지만, 최대한 환기를 시키고, 아이들을 집안에 오래두기 보다는 집 근처 공원에 자주 나가 땀이 나도록 뛰어 놀게 했다. 거실에 식물을 두어 그나마 청정한 공기를 유지시키고, 숯 등을 곳곳에 두어 화학물질을 흡착하도록 했다.

비록 아이들이 금방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처방안을 시작했다는 것으로도 혜영씨의 기분은 가뿐해진 것 같다. 개학을 하게 되면 새 학교 때문에 다시 증상이 악화될까 두렵지만, 집에서 노력했던 것처럼, 선생님들,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논의해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겠다고 생각한다. 환경정의 다음을 지키는사람들 ec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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