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4.21 20:26 수정 : 2008.04.21 20:26

조용근(62·사진)

조용근 세무사회장 취임 1돌…납세·봉사 솔선

한국세무사회 조용근(62·사진) 회장이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게 두 가지 있다. 장기기증등록증과 모범납세자 증명서다. 그는 2000년 3월 사랑의장기기증본부에 각막과 장기, 뼈 기증을 약속하며 받은 ‘등록증’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고 했다. 또 하나는 전국 300명쯤인 모범납세자 ‘증’. 고액세금을 ‘성실히’ 납부해 받은 훈장에 해당돼 더 좋다고 했다.

1966년 9급 말단으로 시작해 2004년 말 대전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만 38년6개월간의 공직을 벗어난 그는 전국 8500여 세무사 모임의 수장으로 제2의 공직생활을 설계하고 있다. “세무사는 납세자들 권리를 구제하고 납세 및 (정부의) 징세비용을 절감해 주는 구실을 주로 합니다만 요즘엔 ‘세테크’에 대한 멘토 노릇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조 회장은 그러면서 ‘구구팔팔론’을 꺼냈다. “현재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9%로, 소득의 88%를 차지하지만 세법이나 세무행정은 아무래도 대기업 위주로 짜여있어요. 한국세무사회가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청과 함께 ‘중소기업 맞춤형 회계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이달 하순 취임 만 1년을 맞는 그는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밤늦게 귀가할 때면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라고 한다. “세무사들, 맞아요. 우리 사회에서 그다지 인식이 좋진 않아요. 그래서 제가 더 부지런히 뛰는 겁니다. 지난 1년 사심 없이, 휴일 없이 정말 동분서주했어요. 마당쇠처럼 말입니다.” 그는 막스 베버가 <청교도와 자본주의>에서 밝힌대로 ‘청부론’이 시대정신에 부합한다고 했다. “돈만 밝히면 더이상 국민들한테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봅니다. 경제 흐름을 정확히 읽으면서 세무상담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나눔과 섬김의 자세로 약자 보호에 적극 나설 때 비로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이래 매월 첫 금요일 회원 50여명과 함께 청량리 588번지 일대에서 밥퍼 봉사를 펼치는 것도 지극히 그다운 일이다. 쥐고기를 먹어야 할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낸 그는 1994년 부모님이 물려주신 집을 팔아 ‘석성장학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5억원 가량의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초·중·고 시절 12년 개근상을 받은 걸 가장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벼락성공이나 벼락출세는 한낱 신기루일 뿐이죠.” 그는 “내달 중순 독일연방세무사협회(회장 홀스트 핀켄)를 방문해 ‘전산법인의 효율적 운영’ ‘수수료 제값받기’ 등 선진화된 제도를 우리 세무사회와 세무사업계에 접목시킬 생각만 해도 뿌듯하다”고 했다.

글 이상기 선임기자 amigo@hani.co.kr

사진 세무사회 제공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