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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05 19:04 수정 : 2008.05.05 19:04

일부 발해 유물 추정…“유물들, 내 인생 자체”

발해시대를 포함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연해주 파르티잔스크의 유적지에서 직접 발굴한 유물로 조그만 박물관을 차린 세멘 니키토비치 토르펜코(81·사진)는 “박물관과 유물들이 자신의 인생과 다름없이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르티잔스크 시내에서 10분 가량 떨어진 외곽에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 그의 박물관은 가정 집 2층을 개조해 만든, 10여평 남짓한 아담한 곳이다.

박물관에는 화살촉 등 무기류에서부터 장신구, 솥, 농기구 등이 온 벽면 가득차 있다. 그는 “재미로 시작해 모으기 시작한 일이 이제는 인생이 돼 버렸다”고 했다. 조각가였던 그는 38년 전 파르티잔스크 동남쪽의 니콜라예프카 성터에서 우연한 기회에 유물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평지성인 이 성터는 산성(山城)인 샤이긴(Shaigin) 성터와 함께 파르티잔스크의 대표적인 발해 유적으로 추정되는 곳의 하나다. 둘레 2㎞ 정도의 성터에는 아직도 높이 10m 정도의 토성과 성을 둘러싼 해자도 거의 온전하게 보존돼 있다.

학자들은 이곳에서 출토되는 유물로 볼 때 금나라 때 성으로 사용된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이며, 발해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것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농사 짓는 트랙터로 땅을 갈아 엎고 토기 등을 수집한 후 다시 트랙터 위에 대형 자석을 붙여 쇠붙이를 수집하는 방법으로 유물을 수집했다”며 “키 1m 정도의 대형 항아리를 끼워맞추는 데 꼬박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토르펜코는 “전시돼 있는 맷돌 모양의 유물이 발해시대의 것으로 추정되지만 나는 고고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할 수 없다”며 “하지만 이를 연구하려는 사람들을 언제든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들을 모으고 정리하는 데 무려 38년이나 걸렸는데 이걸 돈 주고 팔 수가 있겠는가. 이곳은 내 인생 그 자체”라며 ‘38년’이라는 말을 서너번 되풀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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