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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06 18:45 수정 : 2008.05.07 00:28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정배 신임원장

30돌 맞은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정배 신임원장

중장기 연구·세계화에 예산이 걸림돌
정부지원 G7국가의 10~20%수준 불과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이 1978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란 이름으로 출발할 때는 화려했고, 인문사회과학의 활발한 연구를 주도했다. 그러나 현재 한중연에 대한 내 인상은 ‘힘 빠져 쇠잔한 명문가’ 같다는 것이다.”

7일 창립 30돌을 맞은 한중연(2005년 2월 개명) 제14대 원장에 취임하는 김정배(68) 신임 원장(전 고려대 총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한중연을 “한국학의 종가이자 세계적 명가로 거듭나게 만들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일반대학이나 개인 학자들이 수행하기 힘든 대규모 기초연구와 학문적 기반사업을 중심으로 한중연의 고유한 특성과 차별성을 드러낼 수 있는 중장기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일반대학이나 연구기관과 연구분야가 겹치는 한중연의 차별성과 특성, 곧 존재이유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학 연구와 홍보를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중심축 구실은 한중연이 할 수밖에 없다” 면서 “연구 수준도 최고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학문 후속세대 양성과 세계적 한국학 중심기관으로서의 위상 강화 등에 힘쓰겠다면서 한국학의 글로벌화를 위해 “영어로 된 연구성과물을 많이 만들어내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런 높은 목표와 의욕에도 불구하고 지금 상태로는 한중연이 목표를 달성하긴 어렵다는 데 김 원장의 고민이 있다. “지금 예산 수준으로는 한중연이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 연간 예산이 정부출연금 180억원과 수탁금 140억원 해서 모두 320억원인데, 적어도 1천억원 정도는 돼야 한다.” 김 원장은 “그 동안 세상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한중연 예산에는 별 변화가 없었다는 건 한중연이 그동안 제대로 발전할 수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거듭 당부했다.

김 원장은 “국내 전체 연구개발비 가운데 인문학 연구비는 1.41%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우리의 한국학 지원규모는 일본의 일본학 지원규모의 100분의 1 정도, 주요 7개국(G7) 평균의 10~20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예산 증액만으로 한중연의 고민이 해결될진 알 수 없으나 “예산이 늘어야 당장 주요 현안들 해결과 변신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그의 얘기는 절박해 보였다.


한중연 교수진의 법적 정원은 62명이지만, 올해 예산에 책정된 교수인원은 57명이고, 그나마 실제 채용하고 있는 교수는 55명밖에 안 된다. 지금 한중연에서 석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연구원은 모두 205명이며, 이 가운데 한국인이 120명이고 외국인이 85명이다. 외국인 연구원은 학비 면제에 매달 생활장학금 75만원씩을 받으며 모두 기숙생활을 한다. 외국인들은 주로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전공하며, 그 다음은 경제학순이다. 한국인 연구원은 한 학기 100만원의 등록금을 내야 한다. 지금까지 한중연은 석사 60여명, 박사 22명을 배출했다.

한중연은 교육개발원에서 맡아온 ‘한국 바로 알리기’ 사업과 학술진흥재단이 해왔던 ‘국외 한국학 지원사업‘도 새로 맡았다. 올해는 건국 60돌을 맞아 전세계의 교과서를 분석해 한국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다루는 내용과 방식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조사해 비교·전시하고 관련 국제학술회의도 열 예정이다.

한승동 기자sdhan@hani.co.kr, 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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