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13 19:10
수정 : 2006.02.13 22:42
집행부 입후보 두 진영 충돌
새 비대위 구성도 진통 거듭
민주노총이 새 지도부 선출을 놓고 입후보자 및 정파들 사이에 격렬한 충돌을 빚으며 분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또 지난 10일 대의원대회 파행에 따른 비상대책위원들의 총사퇴 이후 새 비대위 구성에도 진통이 거듭되며 지도부 공백 상태도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대의원대회 폭력 사태와 잇따른 비리사건 이후 초유의 위기에 빠져 있었다. 여기에 또다시 민주적 절차가 실종되고, ‘소통의 실패’가 반복되자, 노동계와 진보진영에서도 유례없는 비판과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이정훈-이해관(위원장-사무총장) 후보와 기호 2번 조준호-김태일 후보는 13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 중단’과 ‘정상 진행’을 각각 주장하며 상대방을 격렬히 비난했다.
이-이 후보 쪽은 기자회견에서 “임원 직선제와 민주노총 대의원 직선제를 당장 도입하는 등 한두 달 시간을 두고 새판을 짜야 한다”며 자신들이 입후보한 가운데 진행중인 선거의 전면 중단을 주장했다.
반면 기호 2번 조-김 후보 쪽은 “지난 10일 열린 대의원대회를 무산시키기 위한 행동지침 등이 담긴 이-이 후보 진영의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며 “이-이 후보 쪽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김 후보는 또 “21일 대의원 대회에서 예정대로 반드시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이 후보는 조-김 후보 쪽이 제기한 ‘괴문서’는 본 적도 없고 만든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후보자들과 일부 정파들의 비난과 충돌이 거세지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었으나 중앙위원들의 의견이 맞서 임시 비대위 구성에 진통을 거듭했다.
민주노총 자유게시판에는 비판의 글들이 줄지어 올라오는 등 조합원들의 비난과 반발도 커지고 있다. 아이디를 ‘조합원’이라고 밝힌 이는 “민주노총은 내 생각과 다르면 박살을 내고, 어용으로 몰아붙이는 등 중병에 걸렸다”며 깊은 불신감을 드러냈다. 조기원 박현철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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