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15 20:06
수정 : 2006.02.1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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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대신… 15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동2가 남산초등학교에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왼쪽) 여사가 전 열사의 명예졸업장을 펼쳐보이고 있다. 전태일 열사는 지금은 폐교된 남대문 초등학교를 중퇴했으며 학적부를 관리하고 있는 남산초등학교에서 전 열사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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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로 4학년 다니다 중퇴…10년뒤 분신
1970년 11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서울 청계천에서 분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전태일 열사가 초등학교 중퇴 46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서울 남산초등학교는 15일 열린 졸업식에서 전태일 열사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어머니 이소선씨가 아들을 대신해 졸업식장에 나와 다른 졸업생 61명과 함께 졸업장을 받았다.
전태일 열사는 집에서 운영하던 옷공장이 망하면서 어머니가 몸져눕자, 동생 순옥씨를 업고 학교에 가는 등 어렵게 공부를 계속하다 결국 4학년 때인 1960년 남대문초등학교를 그만뒀다.
이번 명예졸업장 수여는 총동문회를 준비하던 남대문초등학교 동문들이 그의 중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마련됐다. 동문들은 전태일기념사업회와 함께 서울시교육청에 명예졸업장을 요청했고, 남대문초등학교가 1978년 폐교된 뒤 학적을 넘겨받아 관리해 오던 남산초등학교에서 명예졸업장을 주게 됐다.
어머니 이씨는 “태일이가 하고 싶어하던 공부를 끝까지 못 시킨 게 천추의 한이었는데, 늦게라도 졸업장을 받아 기쁠 뿐”이라고 말했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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