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거작전에 사측 강경선회,복귀율 26.9%
파업 사흘째를 맞고 있는 철도노조는 3일 경찰이 파업참가자에 대해 전격 검거에 나서고 사측은 `협상 불가'로 강경선회한 데다 조합원의 업무복귀율도 차츰 높아져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철도공사는 전날 1차로 지도급 노조원 387명을 직위해제한데 이어 지역 본부별로 이날 현재까지 2천244명의 노조원들을 직위해제했다. ◇ 파업참가자 일제 검거 = 파업 사흘째인 3일 낮 경찰은 서울과 대전, 부산 등 전국에 흩어져 `산개투쟁'을 벌여온 철도노조원들에 대해 검거에 나섰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45분께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의 한 콘도에서 산개투쟁을 벌이던 한국철도공사 노조원 38명 중 일산지부 부지부장 김모(43)씨 등 32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연행하고 여성노조원 6명은 업무복귀 조치했다. 대전에서는 오전 11시25분께 동구 삼성동 서부터미널 부근의 한 여관에 머물던 철도공사 노조원 12명이 검거된데 이어 낮 12시40분께 중구 선화동의 한 모텔에 묵던 조합원 15명이 검거됐으며 오후 3시에는 충남 공주 동학사 부근 민박집에 있던 조합원 62명도 모두 연행됐다. 이날 오전 경북 영양군에서는 영양청소년수련원에서 산개투쟁중이던 노조원 69명이 경찰에 연행됐다.부산 사하경찰서도 이날 낮 동아대 하단캠퍼스 입구에서 산개투쟁을 벌이던 부산기관차승무 사무소 소속 김모(57)씨 등 6명을 현행범으로 붙잡아 조사중이다. 광주에서는 산개투쟁을 벌이면서 전날 밤부터 광주 광산구 쌍암동 모 찜질방에 머물러 있던 순천지역 철도노조원 250여명이 이날 오전 출동한 경찰 5개 중대에 포위돼 대치상태에 있다. 경찰은 이들에게 자진해산을 요구하고 있으며 광주역 관계자들이 나와 업무에 복귀하도록 설득 중이다. 원주에서는 지정면 판대리의 한 콘도에서 산개투쟁을 벌이고 있는 KTX 여승무원 200여명 등 노조원 320여명이 오후 3시 현재 업무복귀 명령을 거부한 채 해산을 요구하는 경찰과 대치중이다. 경찰은 연행 노조원들을 상대로 인적사항과 파업가담 정도 등을 조사한 뒤 검찰 지휘를 받아 단순 가담자에 대해서는 훈방할 방침이다. ◇ 사측 `협상불가' 천명.조합원 복귀율 증가 = 한국철도공사 이철 사장은 이날 "노조와의 `대화'는 계속하겠지만 더이상 `협상'은 있을 수 없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사장은 "노조와 대화는 계속하되 `선복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노조 원들이 복귀한 이후에도 노조가 얻을 수 있는 것은 파업 전보다 훨씬 줄어들 수 밖 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이 일제 검거에 나선 데다 사측의 태도도 강경해지는 등 악재가 겹치자 노조원들의 복귀도 한층 가속도가 붙었다. 광주.전남 지역의 경우 기관사와 시설관리 직원으로 구성된 철도노조원들의 이날 노조복귀율은 19.8%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시설관리 직원의 복귀율은 53.6%로 절반 이상이 복귀했고 기관사들의 복귀율도 13.1%로 늘고 있는 추세다. 경인전철에서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인천시구간 11개 역에 근무했던 파업참가 노조원 161명 가운데 123명이 업무에 복귀했다. 강원지역 일부 노조원도 시간이 지나면서 공권력 행사가 가시화되자 농성을 풀고 속속 업무 복귀 의사를 밝혀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강원도 내에서 이번 철도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 332명 중 상당수가 산개 투쟁을 접고 근무지로 복귀 중"이라고 밝혔다. 철도공사는 이날 정오 현재 파업 참가자 중 현업복귀자는 모두 2천456명으로 복귀율은 26.9%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만 해도 10%대 초반에 머물던 복귀율은 하루만에 10%포인트 이상 올라가는 등 점차 파업참가 조합원의 업무복귀에 속도가 붙고 있다. 분야별로는 시설분야에서 1천99명(92.9%)이 업무에 복귀한 데 이어 전기 453명(59.2%), 차량 813명(23.4%), 운수 622명(18.4%), 운전 469명(11.6%) 등이 업무에 복귀했으며 파업을 계속하고 있는 미복귀자는 9천383명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열차운행 현황은 이날 정오 현재 KTX가 39.3%의 운행률을 보인 것을 비롯해 전동차 45.9%, 일반여객 19.3%, 화물 16.1% 등 평균 44.6%를 기록, 전날(44%)과 비슷한 운행률을 보였다. 김병조 기자 kbj@yna.co.kr (서울.대전.광주.인천.영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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