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기장 등도 속속 돌아와…전체 복귀율 37.2%
교통불편ㆍ물류피해 여전…시민불만 `고조'
노조원 386명 연행, 2천244명 직위해제…
민노총, 총파업 재돌입 검토
한국철도공사 노조 파업 사흘째인 3일 파업 참가 노조원들이 업무에 속속 복귀하면서 열차운행 조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전철 기관사들이 이날 전원 업무에 복귀해 수도권 전철은 이르면 4일부터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사측의 강경대응 방침 속에 전체 노조원들의 업무복귀율은 37.2%까지 올라갔고 열차 운행 정상화의 핵심인 기관사 등 운전 분야 복귀율도 급상승했다.
그럼에도 열차 파행 운행으로 수도권 전철을 이용하는 출퇴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의 수송 차질로 산업계 피해도 계속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산개투쟁에 나선 파업 참여 노조원들을 전국 곳곳에서 연행했고 사측은 이날 현재까지 노조원 2천244명을 직위해제하는 등 강경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철도노조 지도부는 파업강행 방침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지만 노조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이르면 이번 주말을 고비로 파업 사태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철도노조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을 노동계 전체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하고 다음주부터 총파업에 재돌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열차 운행 정상화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노조원 복귀율 37.2%…핵심 운전 분야는 39% = 건설교통부와 철도공사에 따르면 3일 오후 10시 현재 전체 조합원 2만5천510명 중 1만6천897명이 파업에 참여했고 파업 참여자 가운데 6천908명이 업무에 복귀해 복귀율이 37.2%를 기록했다.
노조원 복귀율은 1일 정오 7.8%, 자정 13%를 기록한 데 이어 2일 정오 15%, 오후 3시 17% 등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고 이날 오후 10시에는 30%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특히 열차 운행 정상화의 키를 쥐고 있는 기관사 등 운전 분야의 복귀율이 급속하게 높아져 사태 조기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운전 분야 복귀율은 전날만 해도 3%대에 머물렀지만 이날 오후 10시 현재 39%까지 치솟았다.
파업에 참여한 수도권 전철 기관사(857명)들은 전원 복귀했고, KTX(고속철)의 경우 파업에 참여한 서울지역 KTX 기장 196명 중 99명이 복귀한 데 이어 부산본부 소속 기관사 노조원(73명)들도 곧 복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파업 이후 극심한 정체를 빚었던 서울-인천, 수원 구간 등 수도권 전철이 이르면 주말께부터 정상 운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KTX 정상화도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계속 직장으로 돌아오고 있어 철도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시민불편ㆍ물류피해 여전 = 노조원들의 복귀가 늘고 있지만 전국의 열차 및 수도권 전철의 파행 운영이 지속돼 출퇴근 전쟁을 치른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 이용이 늘어나면서 시민불편은 전날보다 덜한 편이었지만 열차운행 횟수가 전날과 마찬가지로 평소의 절반 수준에 그쳐 전철과 지하철역에서는 불규칙한 열차 운행에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여전했다.
수도권 전철은 경부선(구로∼천안)과 경인선(인천∼구로) 구간 운행 간격이 평상시의 3∼4배에 가까운 최장 15분까지 벌어졌고, 신도림역과 구로역, 개봉역 등 서울지하철 1호선 주요 역에는 시민들이 비좁은 열차를 타기 위해 옥신각신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도 많이 목격됐다.
수원역을 지나는 상ㆍ하행선 전철은 운행횟수가 평소의 절반인 81편으로 줄어 배차간격이 12∼15분까지 늘어났으며, 일산선도 철도공사측 열차가 82편에서 50편으로 줄어 서울방향 배차간격이 10분 이상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노조원들의 잇단 복귀로 철도공사측이 열차 운행 횟수를 늘리면서 서울역 등 지하철 1호선 구간에서는 배차간격이 6∼7분으로 평소(2∼3분)보다는 길었지만 전날 30분 가량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다.
KTX 등 지역 간 열차도 전체적인 운행률이 평시의 33.8%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운전 분야 노조원 복귀 등으로 장거리 여객 운송 상황도 시간이 지날수록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파업 전보다 택시 및 자가용이 많이 쏟아져 나와 출퇴근 시간대 도로 곳곳에서 심한 교통정체가 이어졌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고속버스와 여객기 이용자도 상당수에 달했다.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의 수송도 여전히 큰 차질을 빚었다.
◇ 노조원 386명 연행…2천244명 직위 해제 = 경찰은 파업 지도부가 산개투쟁으로 파업을 장기화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노조원들을 전국 곳곳에서 연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25분께 대전 서부터미널 인근 여관에 투숙한 철도노조 조합원 12명을 연행하는 등 현재까지 386명을 연행했고, 서울 용산의 철도노조 사무실과 서울지방본부 노조 사무실 두 곳에 대해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철도공사측도 회사측의 3차례에 걸친 업무 복귀 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노조원 2천244명을 직위해제하는 등 노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철 철도공사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와의 대화 창구는 열어놓겠지만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더 이상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부도 이날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노동관계장관회의에서 "불법 파업에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노조원들의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다.
정부 당국과 사측이 불법파업에 대해 강경대응 방침을 거듭 확인하고 있는 가운데 철도노조도 산개 투쟁에 나선 후 파업 동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이르면 이번 주말을 고비로 파업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총파업을 일단 중단키로 했던 민주노총이 철도노조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맞서기 위해 이르면 다음주부터 총파업에 재돌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부와 철도공사측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강경 대응 방침은 철도 노조원이 아닌 노동자 전체에 대한 탄압이라고 볼 수 있다"며 "4일 오후 비상회의를 열어 철도노조 지원을 위한 총파업 재돌입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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